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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사랑 후에 오는 것들

category 추천도서 2018. 8. 23. 14:01

사랑 후에 오는 것들 / 공지영

오랜만에 공지영 작가의 소설을 읽었다.
<봉순이 언니>를 시작으로 <고등어> <착한 여자>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즐거운 나의 집> <도가니> <높고 푸른 사다리>
까지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최근 5년만에  「해리1.2」 장편소설이 출판되었다고 한다.
꼭 읽어봐야겠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소설은 작가 공지영과 <냉정과 열정 사이>의 작가 츠지 히토나리가 공동집필한 소설이다.
공지영의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여자의 시선으로 내면과 상황을 담아낸다.
공지영의 섬세한 문장으로 남녀간의 사랑과 이별을 그려내어 공감대를 형성하여 책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한글학자인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한글학자가 되거나 윤동주를 연구하는 문학자가 되고싶어 22살 홍이는 윤동주의 시집을 끼고 젊은 윤동주처럼 일본으로 향한다.

벚꽃이 날리던 어느 봄날 도쿄의 이노카시라 공원 호숫가에서 홍은 준고를 본 순간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오면서 두 남녀는 급속도로 사랑에 빠져 동거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집안의 반대와 사소한 오해, 외로움, 대화 부족 등으로 홍이는 준고의 집에서 나오게 되고 결국 한국으로 돌아온다.

 


그 후 7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뒤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된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출판사에서 기획실장으로 일하고 있는 어느 날 「한국의 친구, 일본의 친구」라는 작품을 쓴 사사에 히카리라는 젊은 일본 작가가 한국에 오면 통역할 사람이 필요한데, 통역할 사람이 아파서 대신 통역을 하러 공항에 갔다가 만나게 된다.
일본 젊은 작가가 바로 준고였다.

두 사람이 재회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감정들이 설레게도 하고 가슴 아프게도 한다.

"말이야. 두꺼비집이 닫히는 것처럼, 물기 묻은 전원에 스위치가 자동으로 차단되는 것처럼, 사랑 같은 거, 호감 같은 거, 느끼려는 순간 철컥 하고 스위치가 내려져. 나도 어쩔 수가 없어.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야. 그런데 그 이후에는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어. 아무리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아무것도 느껴지지가 않아. 감정이 암전된 것 같아."

남녀간의 사랑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생기는 것이지 노력한다고 '하나 둘 셋 이제부터 사랑해야지' 다짐한다고 시작되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어려운 것이고 힘든 것 같다.

홍이와 준고의 사랑도 너무 어린 나이에 갑작스럽게 찾아와 더 힘든 사랑이었고, 거기에 국적이 달라 문화와 언어의 차이가 더해지고 타국에 있다는 외로움이 그 위에 더해졌으니 그 사랑이 아무 문제 없이 결실을 맺기에는 장애물이 너무 많았다.

"그리운 사람을 생각하면 슬픈 귀가 열린다. 그 슬픈 귓속으로 베토벤의 선율이 밀려든다. 피아노는 이노카시라 공원의 빗소리처럼 내 귓바퀴를 두드린다. 「비창」이라는 곡이다. 한국인 친구는 이 곡의 제목이 싫다고 말했다."

"노란 불빛들이 영롱했다. 이 밤 따뜻한 저 카페 안에서 연인들은 사랑하리라. 사랑한다고 말하고 두 손을 잡고 있으리라. 죽을 때까지 함께 아침을 맞자고 약속을 할지도 모른다. 내일이면 손가락 사이로 모래가 빠져나가듯 말들이 우리를 버려두고 추억의 페이지 속으로 우루루 사라져 버릴지라도. 어쩌면 지금 이 순간 그들은 영원을 움켜쥔 듯 기쁠 것이다."

우리는 헤어질 거라 생각하면서 만나고 사랑하는 남녀는 없을 것이다.
이 사람이 나의 마지막 사랑일거라, 평생 함께 할 거라 믿고 나의 온 마음을 다해 사랑을 하니 아름다운 것이다.
그러니 헤어지고 나면 세상이 끝난 것 처럼 아픈 게 아닐까?

"있잖아, 쏘아 버린 화살하고 불러 버린 노래하고 다른 사람이 가져가 버린 내 마음은 내가 어쩔 수가 없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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