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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공터에서

category 추천도서 2018. 10. 4. 08:00
공터에서 / 김훈

김훈 작가의 작품은 처음 읽어본다.
다 읽은 후 처음  든 생각이 '어렵다' 이다.
그리고 '어둡다'

그럴만도 하다. 우리의 암울했던 역사를 그려낸 작품이니 어둡고 암담할 수 밖에 없다.

김훈의 '공터에서'는 일제시대와 한국전쟁을 겪은 아버지 마동수의 과 현재의 이야기와 그의  두 아들 마장세와 마차세의 과거 현재를 넘나드는 이야기로 구성되어있다.

이야기의 시작은 현재 아버지 마동수의 죽음에서부터 시작된다.

1979년 어느 추운 겨울 날 마동수는 혼자서 죽음을 맞는다.

아내 이도순은 연탄 두 장을 새끼줄에 매달아 들고 얼어붙은 비탈길을 올라오다 넘어져 고관절에 금이 가 병원에 입원 중이고, 장남 마장세는 아버지처럼 살까 두려워 베트남 전쟁에 파병갔다가 거기서 제대하고 한국에 있는 집이 아닌 남태평양 괌으로 가 그곳에서 정착하여 살아간다.

차남 마차세는 전방 GOP부대에서 상병으로 복무 중 정기 휴가차 집에 와 있었지만 마침 애인을 만나러 간 사이에 아버지 마동수는 홀로 죽음을 맞이한다.

<죽음을 바다의 밀물 썰물로 표현하다니 정말 대단하다.>

마동수의 파란만장한 삶의 끝에 남겨진 두 아들 마장세와 마차세의 삶도 아버지 못지 않게 험난하다.

장남 마장세는 아버지의 흔적을 지우고자 남태평양으로 건너가 고철 사업을 하지만 사기와 배임, 마약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는다.

차남 마차세는 대학도 졸업 못하고 취업 전선에서 여러번의 고배를 맛보고 우여곡절 끝에 취업을 하지만 얼마 못가 실직을 하면서 백수로 아내 덕에 산다는 소리를 들으며 힘겹게 살아간다.

아버지 세대에는 전쟁으로, 아들 세대에는 취업 전쟁으로 삶이 고달프다.

두 아들이 아버지의 흔적을 왜 지우려고 하는걸까?
왜 아버지처럼 살까 두려워하는걸까?

어느 한 곳에 정착을 못 하고 떠돌아 다니는 아버지의 모습이, 자신의 삶을 피해 도망다니는 모습으로, 삶의 중심에 서 있지 못하고 자꾸만 겉 도는 아버지의 모습이 싫어서 그런 아버지를 닮을까 두려웠던 것일까?

이 소설은 역사소설인 것 같으면서 아닌 것 같다.

굵직한 역사적 사건 속에서 마씨 가족의 집안사를 담고 있어 아버지 어머니 형 동생 사이에서의 얽혀있는 관계를 통해 지금 나의 가족간의 관계를 돌아보게 되고 한번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놓으려고 해도 놓아지지 않는 혈연의 끈~

요즘 안 좋은 사건들도 많이 일어나고, 있어어도 있을 수도 없는 일들이 종종 뉴스에서 접하게 되는데 정말 무섭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인간 관계의 중요성과 그 관계 속에서 힘들어하는 이들이 많은데 먼저 가족과의 관계의 중요성과 소중함을 느끼고 다시 한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