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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골든아워1

category 추천도서 2019. 3. 6. 06:00
골든아워1 / 이국종

외상외과 의사 이국종 교수가 쓴 삶과 죽음의 기록인 <골든아워>는 17년간 외상외과 의사로서 생과 사의 경계에서의 고뇌와 냉혹한 현실, 한국 의료시설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에 관하여 기록되어 있는 책입니다.

<골든아워1>은 2002년~2013년까지 한국 중증외상 의료 현실에 대한 실태와 문제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런 현실 속에서도 자신의 자리에서 한 생명이라도 지켜내기 위하여 애쓰는 의료진, 소방대원, 군인들의 이야기가 우리를 뭉클하게 만듭니다.

이 기록은 삶과 죽음을 가르는 사선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환자와 내 동료의 치열한 서사다. 외상으로 고통 받다 끝내 세상을진 환자들의 안타까운 상황과, 환자의 죽음을 막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고 싸우다 쓰러져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무엇보다 냉혹한 한국 사회 현실에서 업의 본질을 지키며 살아가고자, 각자가 선 자리를 어떻게든 개선해보려 발버둥 치다 깨져나가는 바보 같은 사람들의 처음이자 마지막 흔적이다.

'중증 외상'은 생명이 위독할 수 있는 외상으로 반드시 '수술적 치료' 및 집중치료가 필요한 상태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한국의 의료 현실은 1분 1초를 다투는 환자를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는 헬리콥터도, 수술, 집중치료를 할 수 있는 수술방과 중환자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마취과부터 혈액은행, 의료진 등의 의료 자원도 부족한 현실이라고 합니다. 선진국의 중증외상 의료 시스템이 부러울 따름이니, 살릴 수 있는 생명을 열악한 의료시설 시스템으로 살릴 수 없다니 참 안타깝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네요.

피는 도로 위에 뿌려져 스몄다. 구조구급대가 아무리 빨리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도 환자는 살지 못했다. 환자의 상태를 판단할 기준은 헐거웠고, 적합한 병원에 대한 정보는 미약했다.
(...)
그런 식으로 병원과 병원을 전전하다 중증외상센터로 오는 환자들의 이송 시간은 평균 245분, 그사이에 살 수 있는 환자들이 죽어나갔다. 그렇게 죽어나가는 목숨들은 선진국 기준으로 모두 '예방 가능한 사망' 이었다.

<골든아워1>을 읽으면서 이국종 교수를 비롯해 한명의 목숨이라도 더 살리고자 자신의 몸이 망가지는 것도 모르고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동이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가슴 따뜻하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의료진들이 있기에 아픈 환자들에게 내일이 있을 수 있는 거겠죠.

이 책을 계기로 한국 의료시설 시스템이 선진국 의료시설 못지 않게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 생명이라도 살리고자 하는 의료진들과 구급대원 등의 노고에 의료시설 시스템이 밑받침이 된다면 소중한 생명들을 더 많이 살려낼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하고 좋은일이겠어요.

마지막으로 얼마전에 고인이 되신 중앙응급의료센터 센터장인 윤한덕 센터장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나라의 부실한 응급의료체계 때문에 환자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평생을 헌신한 분입니다. 권역외상센터 도입, 응급의료전용헬기 도입, 국가응급진료정보망구축, 재난응급의료상황실 운영 등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에 그의 손이 닿지 않는 것들이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이제 편안히 쉬셨으면 합니다.

원칙을 지켜야 한다. 하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서 옳은 것을 주장하며 굽히지 않는다. 안 될 경우를 걱정할 것 없다. 정 안 되면 다시 배를 타러 나가면 그뿐이다....나쁜 보직을 감수할 자세만 되어 있으면 굳이 타협할 필요가 없다. 원칙에서 벗어나게 될 상황에 밀려 해임되면 그만하는 것이 낫다....그것은 단순한 논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