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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category 추천도서 2019. 8. 26. 06:00
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 황영미 장편소설

어느덧 무더위도 한풀 꺽이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분다. 여름이 가면 어김없이 가을이 오고, 가을이 가면 변함없이 겨울이 오듯 자연은 우리에게 변함없는 존재이다. 아무리 더워도 이때만 지나면 시원해질테니 믿고 기다리면 된다. 인간 관계에서도 변함없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있다면 상처받지도 외롭지도 않을텐데.

<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는 따의 무서움을 알기에 어떻게든 따를 당하지 않으려고, 자신을 감추고 친구들 관계 속으로 스며들려고 노력하는 중2 다현이가 어느 순간 관계의 굴레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나답게,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까지 그 여정을 그린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은 다현!

진지충 소리를 들으며, 따를 당했던 다현이는 엄마만큼 친구가 중요하다. 중학교에 들어와서 '다섯 손가락' 멤머가 된 건 행운이다. 다현이는 그 멤버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하여 친구들에게 선물도 하고, 부탁을 하면 싫어도 거절을 못한다. 자신은 아이돌 노래보다 클래식을 좋아하고, 동네 골목길을 걸을 때마다 돌아가신 아빠를 생각한다는 사실을 말할 수도 없다. 친구들이 싫어하는 친구면, 싫어할 이유가 없는데도 그냥 뒷담화를 같이 해야하고 싫어해야한다. 다시는 무리에서 은근히 겉도는 은따가 되기 싫어서 자신을 숨기고 원만한 친구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런 다현이가 유일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곳은 체리새우 블로그에서다. 물론 비공개로.

외갓집에서 체리새우를 처음 보았다. 수초 가득한 어항에 내 손톱만 한 크기의 새빨간 새우들이 있었다. 나는 것처럼 헤엄치는 모습이 예뻤다. 작고 연약한 듯 보이지만 굳건한 생명체. 나랑 닮았다.ㅋㅋ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듯 '다섯 손가락' 멤버들 기분과 눈치를 보며, 좋아도 싫은척, 싫어도 좋은척 자신을 속이면서 관계를 유지하려 애쓰는 다현이가 새 학년 짝궁으로 '다섯 손가락'이 선정한 '시민중 밉상' 명단에 2위로 있는 노은유랑 짝이 된다. 그것도 모자라 수행과제까지 같은 모둠이 된다. 설상가상으로 은유가 자기네 집에서 모둠과제를 하자고 제안한다. 은유랑 절대 말을 섞지 말자는 다섯 손가락 친구들끼리의 암묵적 약속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우여곡절 끝에 은유네 집으로 가게 된 다현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이 열리고 하지 않아도 될 말까지 하게 된다. 점점 은유가 좋아질 것 같은 불길한 생각에 마음을 다잡는다. 미워하지는 못하지만 좋아하지 않겠다고. 은유와의 만남이 많아지고, 다섯 손가락에게는 하지 못한 말을 은유에게는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다현, 다현과 은유의 만남으로 다현이에게 변화가 찾아온다.

어차피 우리 모두는 나무들처럼 혼자야. 좋은 친구라면 서로에게 햇살이 되어 주고 바람이 되어 주면 돼. 독립된 나무로 잘 자라게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

자신을 숨겨왔던 다현이가 드디어 체리새우 블로그를 공개로 전환하면서 '그래, 나 진지충이다. 어쩌라고!'라고 그동안 가슴 속에 묻어두었던 말을 시원하게 터트리며 자신 본연의 모습을 드러낸다.

<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라는 소속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하여 '나'를 감추고 지내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사람에게 관계의 굴레에서 벗어나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는 나를 찾으라고 말해주고 있다. 나는 나답게, 너는 너답게 각자 독립된 하나의 나무처럼 우뚝 서기를 바란다.

멋지다. 나 역시 지금은 어디에도 소속되고 싶지 않은 상태여서.
어쨌든 나도 나무처럼 우뚝 서고 싶다. 바람이 불면 흔들릴 테지.
괜찮다. 그러면서 이파리도 더 파래지고 뿌리도 단단해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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