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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방관자

category 추천도서 2020. 3. 25. 06:00

방관자 / 제임스 프렐러 :: 김상우 옮김

방관자인가? 다음 희생양인가?​

<방관자>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에 직접 나서서 관여하지 않고 곁에서 보기만 하는 사람'이다. 나 자신을 포함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방관자이며, 방관자로 살아가고 있다. 자기 일이 아니면 그냥 지나치기 쉽고, 굳이 남의 일에 끼어들어 복잡한 상황이 되는 것을 꺼린다. 그것을 탓할 수는 없다. 도덕적으로 큰 잘못이 아닌 이상 방관자를 탓하거나 비난할 수는 없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개인적인 생각이나 판단, 행동에 대해 타인이 뭐라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자신의 일이 아니라서 못 본척, 한 발 물러나서 보고만 있다면 자신의 양심에 가책을 느끼고, 더 나아가서는 자신이 다음 희생양이자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 하나 모른척 한다고 큰일이야 나겠어'라는 생각, 다른 사람도 똑같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 그것이 아주 큰 문제를 만들 수 있다.

소설 <방관자>는 학원 내 괴롭힘의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방관자'의 도덕적 딜레마를 다룬 작품이다.

가족과 함께 오하이오에서 낯설고 먼 롱아일랜드로 이사온 중학교 1학년 에릭 헤이스. 아직 낯설고 혼자인 에릭에게 미소가 밝고 매력적인 꽃미남 그리핀이라는 친구가 다가온다. 처음에 에릭은 그린핀을 좋은 친구라 여겨 그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던, 지금까지 가슴에 묻어뒀던 이야기를 한다.

확실히, 그리핀은 특별한 녀석이었다. 녀석이 특별하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 그리핀 역시 힘든 일을 경험한 적이 있었고, 오하이오에 있는 에릭의 친구들과는 분명 달랐다. 그리핀은 단 하루 만에, 아니 몇 시간 만에 에릭에게 정말로 필요한 사람이 되었다.

'그리핀은 내 친구야.' 에릭은 그렇게 믿었다.

​그러나 에릭은 그리핀을 중심으로 그의 친구 몇몇이 '웃기기 게임'이나 '겁주기 게임'등을 하며, 할렌백을 괴롭히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그 괴롭힘이 심하다는 생각은 하지만, 직접 나서서 말리거나 할렌백을 도와주지는 않는다.

아이들이 이 게임을 하는 동안 에릭은 한마디도 안 했다. 자기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에릭은 생각했다. 그 못된 장난에 참여한 적이 없으니 말이다. 할렌백을 괴롭히기 위해 손가락 하나 까딱한 적도 없고, 그 게임이 재미있다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 그래서 에릭은 한 걸음 물러난 채, 그저 못 본 척했다. 하지만 사실 에릭은 모든 것을 다 보고 있었다. 복도에 있는 다른 아이들처럼 말이다. 그리고 점차 그 장난의 본질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리핀이 집에 놀러 와서 동생 루디의 27달러와 아빠가 선물로 주신 CD를 훔쳐간 이후 그린핀의 정체를 알게 되는 에릭이다.

결국 그리핀은 가면을 던져버렸다. 양의 탈을 벗어던진 늑대가 이를 갈고 발톱을 세우면서 본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에릭은 왕따인 할렌백에게 참고만 있으면 안 된다며 그를 도우려고 한다.

"왜 우린 쟤네를 그냥 내버려두는 걸까?"
"뭐라고?"
"다른 애를 괴롭히는 애들 말이야."
에릭은 왕따에 관한 플로이드 선생님의 수업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냥 모른 척하면서 있을 순 없어."
(......)
"내 말은... 지난번 그리핀이 할렌백을 괴롭힐 때 왜 우린 그걸 막지 못했냔 거야."
하킴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 엄마가 그런 일에 끼지 말라고 했어. 난 문제가 생기는 걸 원치 않아."
"우리가 참견할 일이 아니야." 윌이 말했다.

하지만, 어떻게든 그리핀 패거리에 끼고 싶었던 할렌백의 뜻밖의 배신으로 갑자기 에릭은 방관자에서 피해자로 처지가 바뀌게 된다. 그리핀의 괴롭힘을 당하게 되는 에릭. 에릭은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에릭을 쫓아오며 그리핀이 말했다.
"넌 똑똑한 놈이잖아. 잘 생각해봐 로젠 아줌마 집엔 물건이 많아. 분수 이상으로 많은 물건을 갖고 있다구. 넌 일종의 로빈훗이 되는 거야. 부자한테 훔쳐서...그리핀 코넬리한테 주는 거지. 내 부탁을 들어주면, 다신 널 괴롭히지 않겠어."

소설 <방관자>는 처음에는 내 일이 아니라며 한 발 뒤로 물려나 보기만 한 방관자에서 자신이 피해자가 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용기를 내어 목소리를 높이면서 주변 친구들까지 동참하게 만든다.

그러면서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인 '침묵'의 무서움을 우리들에게 일깨워준다.

"다른 사람이 뭘 하는가는 중요치 않다. 자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봐야 한다."
"그게 우리하고 무슨 상관인데요?" 한 아이가 물었다.
"전부, 너희들의 모든 것과 상관있다 이건 옳은 일을 할 용기가 있느냐, 없느냐에 관한 것이다."
수업 끝종이 울렸다 에릭은 책상 위의 책을 가방에 챵겨 넣었다.
선생님은 게시판에 붙어 있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사진을 가리키며 말했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그걸 '무서운 침묵'이라고 했다.
선생님은 수업 끝종이 울린 후에도 계속 아이들에게 말했다.
"결국, 우리는 적이 한 말이 아니라 우리 친구들의 침묵을 떠올리게 될 거다."

'나 하나 모른척 한다고 어떻게 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이 아닌 나부터, 나라도 어떻게 해봐야지. 라는 생각과 용기가 필요할 때다. 하나 둘 작은 목소리들이 모이다보면 사회악이 서서히 사라질 것이라 믿는다. 무엇이든 처음이 어렵다. 한번 용기를 내어 첫 한발을 내딛어보자. 나부터.

"결국 우리는 적의 말이 아니라, 우리 친구들의 침묵을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ㅡ 마틴 루서 킹

​"비폭력은 악을 행하는 인간의 의지에 얌전히 복종하는 것이 아니고, 폭력자의 의지에 대해서 온 영혼을 던지는 것이다."
ㅡ 마하트마 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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