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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어항에 사는 소년

category 추천도서 2020. 10. 15. 12:57

어항에 사는 소년 / 강리오 장편소설


이제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완연한 가을이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 책읽기에 좋은 독서의 계절, 가을!
그런 가을날 읽은 책 한 권, <어항에 사는 소년>

얼마전 계모가 9살 아들을 여행용 가방을 바꿔가며 7시간 넘게 가둬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최근 라면 형제로 두 형제가 어른이 없는 집에서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라면을 끓이다가 화재가 나 크게 다친 사건이 있었다. 이 형제는 수년간 엄마의 학대를 받아 온 것으로 전해져 주위를 더 안타깝게 만들었다.

요즘 아동학대에 관한 뉴스를 심심찮게 보게 된다. 그런 뉴스를 볼 때면 정말 화가나고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어항에 사는 소년>은 아동 학대라는 주제로 쓴 청소년 소설이다.

주인공 열네 살 소년 영유는 학교에도 가지않고 하루종일 집에만 있다. 아빠가 사채업자에게 빚을 져 엄마와 사채업자들을 피해 쫓기면서 영유는 어항에 갇힌 물고기처럼 집안에 갇혀 지내게 된다.

3년 전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오면서 엄마는 매일 술을 마시면서, 어느 순간 영유를 밀어 넘어뜨리거나 물건을 던지고 사소한 일로 때리기 시작한다. 며칠씩 밥을 주지 않아 굶는 날이 잦아지고, 냉장고에는 물조차 없는 날도 있어 수돗물을 마시는 일도 있으며, 옷이 없어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다.

근처 중국집 배달형이 가끔씩 와서 군만두를 챙겨줘 허기진 배를 채우고 형과 이야기를 나누는 날이 영유에게는 유일한 행복이다.

그러던 어느날, 영유에게 또래친구 '현재'가 나타난다.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현재를 우연히 구해주면서 알게 된 사이이다.

영유가 유일하게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던 집 앞 놀이터에 있는 그네를 함께 타면서 서로의 상처를 알게되고 우정을 키우게 된다.

'현재' 역시 엄마에게 형과 비교당하면서 정서적 언어적 학대를 당하고 있다.

어느날 '현재'가 영유에게 미니 바이킹을 타러 가자고 제안하는데 미니 바이킹을 타려면 집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놀이터를 지나 한번도 나가보지 않은 곳으로 가야한다. 어항 속 물고기처럼 어항 속에만 갇혀 있던 영유가 과연 어항을 박차고 나갈 수 있을까.

<어항에 사는 소년>에는 세 명의 청소년이 나온다. 알코올 중독자인 엄마의 폭력과 방치로 또래보다 작은 열네 살 영유, 엄마로부터 공부 잘 하는 형과 끊임없이 비교당하며 정서적 언어적으로 학대를 받는 현재, 아빠가 휘두른 폭력으로 화상까지 입고 그 폭력에서 벗어나고자 가출한 중국집 배달일을 하는 배달형.

어른들의 잘못으로 사랑보다는 상처를, 희망보다는 절망을 안고 살아가는 아이들이다. 이 이야기가 소설이 아닌 지금 우리 주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

일부 어른들이 어른으로서의 행동과 책임,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힘없는 아이들을 자신들의 소유물인냥 마음대로 하려는 것에서 끊임없는 아동 폭력, 학대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어른들의 폭력과 학대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개인,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로써 법적인 제도를 마련하고 적극적인 대처와 관심이 필요하다.

더이상 어른으로 하여금 상처를 받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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