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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기억 전달자

category 추천도서 2020. 10. 27. 08:54

기억 전달자 / 로이스 로리


얼마전부터 읽어봐야지 하면서 읽지 못했던 <기억 전달자>, 드디어 읽었다. 표지를 봐서는 좀 지루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지루할 틈 없이 읽어내려갔다.

로이스 로리의 <기억 전달자>는 모두 똑같은 가족(4인가족)에 동일한 교육, 정해진 규칙 속에서 행동과 선택의 자유에 통제를 받는 대신 어떤 위험도 없는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보장받으며 살아가는 마을에 관한 이야기이다.

배우자도 신청을 하면 적절한 사람을 골라주고, 아이들도 사랑을 해서 낳은 아이가 아닌 산모라는 직업을 가진 여자들이 낳은 아이 중 신청을 하면 배급을 해 준다.

또한 쌍둥이가 태어나면 몸무게가 적은 아이는 직무 해제(?)를 당하고, 명령을 따르지 않거나 세번 이상 중대한 잘못을 하면 임무 해제(?)를 당해 마을에서 영영 사라진다.

이 마을에서는 해마다 나이에 따른 기념식을 행하는데 열두 살이 되면 마을 위원회에서 직위(직업)를 부여해주는 기념식이 있다.

마을 원로들이 그동안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그 아이의 성격이나 개성, 관심사 등에 따라 그에 맞는 직위를 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돌보는 데 남다른 자질이 있는 아이, 갓난아기를 사랑하는 아이, 과학에 비범한 재능이 있는 아이, 한눈에 봐도 육체노동을 즐기는 게 분명한 아이.

열두 살이 된 주인공 조너스도 기념식에서 받게 될 직위가 궁금하여 하루 하루를 긴장속에서 지낸다.

드디어 열두 살 기념식이 있는 날, 조너스는 친구 한 명 한 명이 직위를 받을 때마다 박수를 보내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린다. 하지만 조너스는 호명되지 않는다.

'나를 빠뜨렸어. 혹시 내가 잘못 들었을까?'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했을까?"

조너스가 직위를 받지 못하자 여기저기서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그때 수석원로는 조너스에게 무대 위로 올라오라고 한다.

"조너스는 선택되었습니다."

"조너스는 다음 번 기억 보유자로 선출되었습니다."


조너스는 가장 영예로운 '기억 보유자'라는 직위를 부여받는다.

기억 보유자는 '늘 같음 상태' 이전의 기억(아주 먼 과거)을 머릿속에 품고 있다가 '늘 같음 상태'가 깨지는 돌발적인 상황이 벌어지면 그 기억들로부터 얻은 지혜를 통하여 마을 원로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일을 한다.

그날 이후 조너스는 기억전달자로부터 하나씩 기억을 전해받기 시작한다. 좋은 기억, 황홀한 기억, 무서운 기억 등으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전혀 느끼지 못했던 여러 감정들(사랑, 고통, 외로움, 전쟁, 굶주림, 즐거움...)을 느끼면서 조너스는 혼란을 겪는다.

평화롭고 안전한 삶을 위하여 여러 기억들을 봉인한 체 늘 같음 상태로 살아가야 하는, 똑같은 옷에 똑같은 머리모양, 매일 아침 성욕을 억제하는 약을 먹고 정확한 언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마을. 스피커를 통하여 마을 사람들을 끊임없이 감시하며 선택의 자유가 없는, 임무 해제라는 무시무시한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조너스는 회의를 느끼며 마을을 떠나기로 결정한다.

"절 사랑하세요?"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아버지가 낄낄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조너스, 너는 모두의 아이야. 제발 말 좀 정확하게 하렴!"

"무슨 말씀이세요?"

조너스가 물었다. 놀림감이 되는 건 조너스가 기대했던 반응이 결코 아니었다.

"아버지 말씀은 네가 매우 일반화된 단어를 사용했다는 거야. 그 단어는 너무 무의미해서 거의 쓰이지 않게 되었지."


<기억의 전달자>를 읽으면서 작가는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었을까? 이런 사회가 정말 현실이 된다면 어떨까? 고통, 외로움, 공포, 굶주림, 사랑, 미움, 즐거움 등과 같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면서 하루하루가 늘 같음 상태로 안전하고 평화롭고 효율적인 사회에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

이런저런 머리아픈 일들과 여러 감정들, 인간 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 등으로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시끄러울때면 그냥 규칙대로 짜여진 하루를 보낸다면 머리 아플 일도 마음 상할 일도 서로 미워할 일도 없는 그런대로 괜찮은 하루를 살 수 있으니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산다면 내가 살아가는 의미가 없지 않을까. 하루하루를 그냥 정해진 규칙에 따라 의무적으로 살아가는 삶.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는 삶. 세상이 온통 회색빛인, 고유의 색깔을 잃어버린 세상에서 사랑, 즐거움, 외로움, 고통, 진정한 가족애를 알지 못한 체 나이가 들면 임무 해제 되어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없이 외롭게 떠나는 삶이라면 얼마나 외롭고 나란 존재가 하찮게 느껴지겠는가.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기 마련, 하나를 얻게 되면 하나는 잃게 되는 게 순리이듯,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많은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한번쯤 지금의 내 생활, 나아가 우리 사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이처럼 <기억 전달자>에는 수많은 이야깃거리들이 숨어 있습니다.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자연과 인공, 전쟁과 평화, 정신노동과 육체노동 등의 문제도 한 번쯤 곱씹어 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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