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대륙을 호령한 고려 여인 '기황후'

우연히 도서관에서 눈에 들어온 책이다.
4년전 2014년도에 mbc에서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었는데 난 보지 못했다. '기황후' 공녀로 원나라에 가 황후까지 된 고려 여인이라는 상식 정도만 알고 있는지라 이번 기회에 좀 더 알고자 빌려와서 읽어보았다.
먼저 원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알아보자.
1206년 칭기즈 칸은 여러 부족으로 나뉘어있던 몽골족을 통일하고 몽골 제국을 세웠다. 몽골은 여진족이 세운 금나라를 멸망시키고 중앙아시아를 정복한 뒤 유럽까지 진출하여 세계에서 가장 큰 제국을 건설하였다.
원나라는 몽골 족이 중국을 정복하고 세운 나라로 칭기즈 칸의 손자이며 몽골 제국의 제5대 황제인 쿠빌라이가 나라 이름을 원이라 하고 중국 왕조를 이었다. 1279년에는 남송을 정복하고 중국 통일을 하였다. 징기즈 칸이 죽은 후에는 쿠빌라이에 의해 나라 이름을 원으로 바꾸고 송나라멸망시킨 후 중국 전체를 지배하게 되었다.

원나라가 세워지기 전부터 몽골은 우리나라를 차지하기 위하여 7차례나 침입해 왔으나, 30년의 항쟁 끝에 몽골의 침략을 버텨 겨우 독립은 유지할 수 있었으나 나라의 힘은 없고 백성들의 삶은 말해야 무엇하리.결국 왕이 몽골 공주와 결혼을 해야하는 부마국으로 전락해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원나라에서 요구해오는 '공녀'(공물로 바치는 여자)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1275년(충렬왕 1)부터 1355(공민왕 4)까지 약 80년간 거의 해마다 공녀를 바쳐야했다.
금혼령까지 내려 마을을 샅샅히 뒤져 여자들을 마구잡이로 끌어가는, 곱게 키운 딸을 이역만리 오랑캐들에게 보낼 수 밖에 없는 부모들의 심정은 어떻겠는가?

신임 황제의 등극을 기념하는 공녀 차출로 경화공주(원나라에서 시집온 충숙왕의 비)가 직접 나서서 공녀들을 심사하고, 뽑힌 공녀들 중 훗날 황후가 된 '기씨'도 있었다.
행주 기씨이며 아버지 기자오의 딸로 5남 3녀 중 막내 기순이다.
기나긴 여정 끝에 원나라 대도성에 도착한 기는 둘째 오빠인 기철의 도움으로 고려 출신인 환관 박불화와 고용보를 알게 되고 그들의 도움으로 차와 다과를 담당하는 궁녀가 된다.
기씨의 몽골 이름은 '올제이 후투크'(몽골어로 '황후'를 상징하는 이름)이다.
기씨는 아름다운 용모와 책을 좋아하여 지식도 많았으며 몽골어와 비파에도 능했다.
황제는 어릴 때 고려 대청도로 유배온 적이 있어 어릴 때 먹던 고려 음식에 길들어져 고려 음식을 좋아하고 비파 연주를 좋아한다.」
그런 기씨는 황제(순제)의 눈에 띄어 총애를 받기 시작한다. 이로 황제의 첫 번째 황후(다나슈리)의 질투를 사게 되어 모진 매질을 당하기도 한다.
기씨는 황제의 몸과 마음을 제 것으로 만들고 미래의 높은 자리에 있을 자신을 꿈꾸며 견딘다.
그러던 중 황후 다나슈리가 역모에 가담하여 죽임을 당하자 황제는 기씨를 황후로 삼으려고 한다.
하지만 다나슈리 황후 일가의 모반 사건 진압에 일등 공신인 바얀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된다.

그리하여 황후 자리에는 기씨가 추천한 황비 중에서 한 명인 바얀 후투그가 되었다.
시간이 흘러 1339년 9월 순제 6년 기씨는 황자(아유르시리다르)를 낳는다.
황자도 낳았으니 제2 황후 자리에 올라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이때도 바얀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한다.
기씨는 황제의 스승인 샤라반과 바얀의 조카 톡토와 함께 바얀을 없앨 계략을 꾸며 끝내 바얀을 없애고 제2 황후의 자리에 오른다.
기씨가 원의 황후가 된 것이다. 이때부터 '기황후'라고 불리게 된다.
권력과 세력이 점점 넓어지고 덩달아 기철의 횡포도 날로 늘어간다.
원의 고려 간섭 기구인 정동행성과 쌍성총관부의 일을 맡으면서 고려의 정치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을 받았으니 활개를 치며 왕이 아닌 왕 노릇을 하고 있다.

이 때 등장하는 기황후가 천거한 왕기(공민왕)!
그의 어머니가 몽골 여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두 번이나 왕위 계승전에서 고배를 마시고, 드디어 왕이 된 공민왕은 개혁군주로 고려를 원나라의 부마국이 아닌 자주국으로 설 수 있도록 새로운 변화를 하기에 이른다.
'나는 결코 원나라의 허수아비가 되지 않으리라!'

공민왕은 기철을 비롯한 기씨 일족을 제거하고, 친원 세력들도 일망타진한다.
이에 기황후는 공민왕에게 복수의 기회를 엿보다 최유라는 자와 합심하여 공민왕을 폐위하고 덕흥군을 옹립할 계획을 세우지만 최영과 이성계로 인해 무너지게 되고, 최유는 처형된다.
1365년 제1 황후 바얀 후투그가 죽자 기황후가 정후가 된다. 하지만 황태자의 황위 계승, 황제의 타락, 각지의 반란으로 원의 국력은 급격히 쇠퇴하였고, 결국 1368년 주원장은 반란 세력을 통일하여 명나라를 세우고 북벌을 단행하여 대도를 점령하여 원은 멸망한다.
황제와 기황후는 대도성을 떠나 북으로 피신한다. 1370년 황제(순제)가 죽자 기황후의 아들 아유르시리다르가 드디어 원 제국의 16대 소종 황제로 오른다.

"고려 여인이 원나라 공녀로 가서 황후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삶"

책 320p에 '기황후'의 순탄치 않은 파란만장한 삶의 역사를 담기에는 뭔가 아쉬운 듯한, 부족한 느낌이다.
부족한 것은 인터넷 지식검색으로 찾아가면서 상식에서 조금은 더 많은 역사공부를 할 수 있어서 나름대로 소중한 시간이었다.
시간이 되면 못 본 기황후 드라마도 한번 봐야겠다. 책이랑 드라마는 또 다르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