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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언어의 온도

category 추천도서 2018. 9. 19. 06:41

언어의 온도 / 이기주
<말과 글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


「언어에는 나름의 온도가 있습니다. 따뜻함과 차가움의 정도가 저마다 다릅니다.

온기 있는 언어는 슬픔을 감싸 안아줍니다. 세상살이에 지칠 때 어떤 이는 친구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고민을 털어내고, 어떤 이는 책을 읽으며 작가가 건네는 문장에서 위안을 얻습니다.

용광로처럼 뜨거운 언어에는 감정이 잔뜩 실리기 마련입니다. 말하는 사람은 시원할 지 몰라도 듣는 사람은 정서적 화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얼음장같이 차가운 표현도 위태롭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상대의 마음을 돌려세우기는커녕 꽁꽁 얼어붙게 합니다.」

이렇듯 태고때부터 늘 함께 해 온 '언어','말'이 지니고 있는 소중함, 중요성을 알게 해 준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를 읽으면서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 글자에 있는 점 하나가 얼마나 큰 의미를 담고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나의 언어 온도는 몇 도쯤 될까?

용광로처럼 뜨거워서 타인에게 화상을 입히지는 않았을까? 얼음처럼 너무 차가워서 마음의 빗장을 영영 걸어두게 하지 않았을까?

지금 무심히 내뱉은 말 한마디에 누군가는 상처를 입고 또 다른 누군가는 위안을 얻을 수 있다니, 말 한마디에 무게를 실어야 될 것 같다.

먼저 타인이 아닌 항상 가까이 있는 가족간의 대화에서부터 말의 온도를 생각하고 조심해야되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부부간에 대화, 자녀와의 대화에서 우리는 얼마나 생각하고 얼마나 조심하면서 말을 하는가?

편하다고 가족이니깐 다 이해해줄거라는 생각으로 남편이나 아내에게 아들 딸들에게 나도 모르게 상처주는 말들을 했을 것이며, 지금 이 순간에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얼마전 아들이랑 공부 문제로 큰 소리를 낸 적이 있다. 감정이 너무 차 올라 정말 문 너머까지 들릴만큼 큰 소리로 아들을 다그친 적이 있다.

그런 일이 있고 난 후 남편과 차 한잔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남편이 은근슬쩍 그 때 일을 꺼내면서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애들에게 '나가'라는 말은 하지 않아야된다고, 애가 더 커서 정말 나가면 어쩔거냐고 농담조로 약간의 질책이 담긴 말을 해 오는 것이다.

그 순간 아차하는 생각이 번뜻, 화가 나서 감정이 너무 겪해서 정말 하지 말아야하는 말을 했구나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말이라는 것이 한번 입 밖으로 내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으니 정말 생각하고 생각해서 조심스럽게 꺼내야되는데 말처럼 쉽지가 않다.

애들보고는 예쁜말, 고운말 쓰라고 하면서 정작 나는 그러지 않으니 반성을 해야겠다.

나도 이누이트 그들처럼 화가나면 무작정 걸어야겠다. 아니면 속으로 숫자를 세든지...

「한글은 점 하나, 조사 하나로 단어와 문장의 결이 달라진다.
"넌 정말이지 외모도 예뻐!" 라고 칭찬하려다 실수로 "넌 정말이지 외모만 예뻐!"하고 말해버리면 친구 간에 의만 상한다.
'도'와 '만'한 글자만으로 이렇게 엄청나게 달라지다, 영국의 언어학자 제프리 샘슨은 "한글이야말로 인류가 만든 가장 위대한 지적 유산 가운데 하나"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자들이 정말 우리에게 아주 소중한 유산을 줬음에 감사하고 존경스럽다.

이기주 작가님은 일상생활에서 무엇하나 허투루 듣고 보는 것이 없는 것 같다. 이 책에 나오는 글을 보면 길을 걷다가, 버스나 지하철에서, 전화하면서 소소한 일상에서 듣고 보고 느낀 것을 의미 있는 말과 글로 독자에게 전달하고 공감하고, 그 속에서 언어의 소중함과 더불어 깨우침을 준다.

단어의 어원과 유래는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이다. 몰랐던 사실에 대한 앎의 즐거움을 주고, 단어를 이해하는데 아주 큰 도움을 준다.


"어제는 노트북을 켜고 '사람'을 입력하려다 실수로 '삶'을 쳤다. 그러고 보니 '사람'에서 슬며시 받침을 바꾸면 '사랑'이 되고 '사람'에서 은밀하게 모음을 빼면 '삶'이 된다.

세 단어가 닮아서일까. 사랑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도, 사랑이 끼어들지 않는 삶도 없는 듯하다."

「언어의 온도」 라는 책에 들어있는 짧은 글 한 단락 한 단락 속에 담겨진 의미있는 글을 통해 사랑과 인간관계에서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한지, 언어의 온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끊임없는 노력과 후회와 반성으로 내 자신을 나의 언어 온도를 가꾸어가야겠다. 더 늦기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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