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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꽃을 보듯 너를 본다

category 추천도서 2019. 1. 14. 10:31
꽃을 보듯 너를 본다 / 나태주 시집

오랜만에 감성을 충만하게 할 시집 한 권을 읽게 되었어요.

요즘 인기 드라마 tvN에서 방영되고 있는 '남자친구'에서 박보검이 힘들어하는 송혜교에게 선물한 책이죠.

나태주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이 시집은 여러 시 가운데 인터넷의 블로그나 트위터에 자주 오르내리는 시들만 모은 책으로, 그의 책이긴 하되 독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서 만든 책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시인이나 독자에게 의미있는 책이라 할 수 있죠.

'시'라는 것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새삼 해 봅니다. 그 짧막한 한 줄의 글로 사람을 웃게도, 울리기도 하고, 옛 생각에 아련해지기도 하고, 상처난 마음을 위로받기도 하는 걸 보면 말입니다.

같은 '시'를 읽어도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나(사랑을 하고 있을 때랑 이별 후...) 장소(아늑한 까페 또는 공원, 지하철 안...), 날씨(화창한 날, 보슬보슬 비 오는 날, 눈이 내리는 날...) 그리고 낮에 읽을 때와 밤에 읽을 때, 연령대에 따라서도 느끼는 감정들이 다른 것 같아요. 

읽을 때마다 달리 다가오는 '시'가 마법 같네요.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시집은 자연(꽃, 나무, 바람, 눈...)과 함께 사랑, 그리움, 삶을 담아내고 있으며, 꾸밈없고 순수한 시편들과 함께 아우러진 일러스트도 시를 읽는 이의 마음을 한끗 더 감성에 젖게 만듭니다.

좋다

좋아요
좋다고 하니까 나도 좋다.

이유가 무엇이든 사랑하는 사람이 좋다고 하면 무조건 좋은 것, 그게 바로 사랑의 힘이 아닐까요.


그리움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만나지 말자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
바로 너다.

박보검이 이 '그리움'이라는 시로 자신의 마음을 송혜교한테 전합니다.

때론 자신의 마음을 말로 전하기 힘들 때, 책의 힘을 빌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아끼지 마세요

좋은 것 아끼지 마세요
( ... )

마음 또한 아끼지 마세요
마음속에 들어 있는 사랑스런 마음 그리운 마음
정말로 좋은 사람 생기면 준다고
이끼지 마세요
그러다 그러다가 마음의 물기 마르면 노인이 되지요

( ... )

눈물 글썽일 일 있다한들
그게 무슨 대수겠어요!
지금도 그대 앞에 꽃이 있고
좋은 사람이 있지 않나요
그 꽃을 마음껏 좋아하고
그 사람을 마음껏 그리워하세요.

어린 시절 삶은 옥수수 중에서 한 알씩 빼서 먹어보고 가장 맛있는 건 나중에 먹으려고, 나만의 비밀 장소에 숨겨 두었다가 깜빡 잊고 며칠 지난 다음 생각이 나서 가 보면 쉬어서 눈물을 머금고 버렸던 기억이 나네요.

전 좋은 게 있으면 두었다 나중에 먹거나, 입거나 하거든요. 그럴때며 곧 후회를 하죠. 그때보다 더 맛이 없다거나 옥수수처럼 못 먹게 변해버리거나 옷도 덜 이뻐보여 기분좋게 입지 못하니, 이제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습관이라는게 참 무서워요.

마음의 말도 재 두지말고 아껴두지 말고 그때그때 드러내야겠어요. 친구 사이든, 사랑하는 연인 사이든 그 마음이 미운 마음이든 좋아하는 마음이든 그때그때 풀어내지 못하면 관계에 틈이 생기고 삐걱거리게 되는 것 같아요.

꼭 아끼고 고이 모셔둔다고 다 좋은 건 아닌 것 같아요. 좋아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 계속 계속 주고 받고 해도 싫지 않잖아요?

우리 이제부터 좋은 것 아끼지 말고 마음껏 들어내면서 상처받을 일 미리 걱정하지 말고, 밖으로 쏟아내 보아요.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