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도서] 구덩이

category 추천도서 2020. 4. 10. 06:00

구덩이 / 루이스 쎄커 장편소설

​아침 저녁으로 제법 찬기운이 도는 완연한 가을이다. 며칠 사이에 급격한 기온차에 정말 계절의 변화가 새삼 경이롭다. 계절의 경이로움에 더불어 <구덩이> 소설 또한 경이롭고 대단한 작품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한 권의 책 속에 각기 다른 이야기인듯하면서 읽다보면 서로 얽히고 설켜 한 맥락으로 이어져나가고 있다. 어찌보면 청소년 성장소설을 밑바탕으로 하여 추리 소설이기도 사회적 소설이기도 하다. 정말 푹 빠져서 본 책 중 하나이다.

스탠리의 고조할아버지가 발이 하나밖에 없는 집씨 여인한테서 돼지를 훔치는 바람에 그 집씨 여인이 고조할아버지와 자손들에게 저주를 내린다. 그 후 예네츠 가문은 대대로 불운에 시달린다. 백년 후 스탠리 옐네츠 4세는 유명 야구선수 운동화를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초록 호수 캠프'라 불리우는 소년원에 가게 된다. 그곳은 호수가 없는 메마르고 밋밋한 황무지로 문제아들을 모아놓고 인격수양을 명목으로 끝없이 구덩이를 파게 하는 곳이다.


"너는 하루에 구덩이를 하나씩 파야 한다. 토요일 일요일 같은 건 없다. 구덩이는 깊이가 1.5미터, 폭도 어느 쪽이로든 1.5미터가 되어야 한다. 삽을 자로 쓰면 된다. 아침 식사 시간은 네 시 삼십 분이다."


스탠리는 D텐트로 배정되어 여섯 명의 또래와 함께 지내게 된다. 다들 이름이 아닌 별명으로 불리고 있었는데 엑스레이, 오징어, 자석, 겨드랑이, 지그재그, 제로이다. 스탠리는 원시인이라는 별명을 얻는다. 학교에서 왕따였던 스탠리는 그런대로 이들과 잘 지내며 조금씩 이곳 생활에 적응해 나간다.


그러던 어느날, 스탠리는 구덩이에서 KB라는 글자가 새겨진 립스틱 뚜껑을 발견한다. 그것을 본 소장은 아이들에게 그곳을 집중적으로 파라고 시킨다. 소장은 며칠을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무언가를 애타게 찾고 있었다. 과연 소장이 그토록 찾는 그것은 무엇일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아이들은 그저 '인격 수양을 위해' 땅을 파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무언가 찾는 물건이 있었던 것이다.


<구덩이>는 뒷 얘기가 궁금해서 책을 덮을 수 없었다. 탐정,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데 정말 재밌게 봤다. 스탠리 예넬츠가 누명을 쓰고 소년원에 가 구덩이를 파면서 경험하게 되는 일, 스탠리의 고조할아버지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가문의 저주, 흑인 남자와 백인 여자의 비극적 사랑, 이 세가지 이야기가 기이하게 얽혀있어 하나하나 퍼즐퍼럼 끼워맞추며 추리해 나가는 재미에 빠져 끝까지 읽게 된다. 독서의 계절 가을에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추천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서] 잠옷을 입으렴  (0) 2020.04.15
[도서]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0) 2020.04.13
[도서]손도끼  (0) 2020.04.08
[도서] 파란 담요  (0) 2020.04.06
[도서] 엄마의 말하기 연습  (0) 2020.04.04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