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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주머니 속의 고래

category 추천도서 2020. 5. 13. 06:00

주머니 속의 고래 / 이금이 지음


성폭력 문제를 다룬 <유진과 유진>을 쓴 이금이 작가의 또 다른 작품 <주머니 속의 고래>는 가슴 속에 품고 있는 꿈을 찾고자 노력하는 열다섯살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꿈은, 그 꿈을 꾸는 사람만이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백댄서가 꿈인 아이가 엄마의 반대로 예고 대신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된다. 자신의 꿈이 좌절된 그 아이는 자신들의 '꿈'에 대해서 이야기해 달라고 한다. 그래서 나는 꿈을 지닌, 꿈을 찾는,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작가의 말>》​

잘생긴 얼굴탓에 길거리 캐스팅을 몇 번 받은 주인공 민기는 연예인을 꿈꾸며 오디션을 보지만 반반한 얼굴뿐 그다지 재능이 없는 탓에 번번히 오디션에서 떨어진다. 민기의 집에서 셋방살이를 하는 또다른 주인공 연호는 할머니 엄마의 피를 불려받아서인지 노래실력이 뛰어나 연예기획사에서 오라는 제의를 받지만 눈 먼 할머니와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티느라, 자신의 집안사정이 친구들에게 알려질까 투명인간으로 살아가는 연호에게는 먼 얘기이다. 그리고 또 한명의 주인공 준희는 태어날 때부터 얼굴에 푸른반점을 갖은 공개 입양아로 자라면서 래퍼를 꿈꾸지만 키워준 부모와 친엄마 사이에서 방황한다.


세 아이는 저마다의 꿈을 쫒지만 자신에 의해 또는 주변환경과 주변인에 의해서 실패와 좌절을 겪는다. 하지만 아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저마다 주머니 속에 꿈을 찾아 넣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나아간다.


꿈을 꾸고 살아간다는 것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소소한 꿈부터 거대한 꿈까지, 내가 꿈꾸는 것을 이루기위해 노력하고 열심히 사는 것만큼 아름다운 일은 없다.


책을 읽으면서 안타깝고 많이 공감한 부분이 있다. 민기의 누나 민주의 꿈은 애견미용관리사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부모는 행정고시에 합격해 고급공무원이 되었으면 한다. 아빠의 못이룬 꿈을 딸이 대신 이루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모로서 크게 공감하는 부분이라 민주가 부모의 뜻을 좀 따라줬으며 하는 바람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더 멀리 본다면 민주가 살아갈 날이 더 길다. 그 긴 세월을 자신이 좋아하고 행복한 일을 하며 살아가야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민주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자신의 꿈이 확실히 있다는 그 자체만이라도 대단하고 박수쳐 줄만하다. 꿈이 없거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친구들도 많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지 않을까싶다. 그런데 막상 내 아이가 평범하고 순탄치 않은 길로 가겠다고 하면 내가 응원해주고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지만, 자신의 의지와 열정이 가득하다면 응원하고 지켜봐줘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왜 부모들은 자식들이 하고 싶은 걸 하게 내버려 두지 않는 거야? 그깟 체면이 자식 행복보다 더 중요해? 좋은 대학에만 가면 자식 마음이고 꿈이고 다 상관 없어? 그게 무슨 사랑이야? 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 그 동안 나는 아빠 엄마 꿈이 내 꿈인 줄 알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게 뭔지 생각도 안해 보고 공부 기계로 살았어. 그치만 나는 조금도 행복하지 않았어. 늘 그 성적 유지하느라 전전긍긍해야했어. 내가 왜 아빠 엄마 꿈 때문에 이렇게 살아야 해? 내 인생은 내 거야!"


이런 청소년 성장소설을 읽으면 아이들의 마음을 알 수 있어서 애들 키우는 엄마로서 많은 도움이 된다.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아이가 커갈수록 부모로서의 역할은 줄어들지만 무게는 더 무거워진다. 씻기고 입히고 먹여주는 몸이 고생스러울때가 오히려 편하지 않았나 싶다.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한발 뒤에서 지켜봐주고 기다려주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이런 청소년 성장소설을 읽으면 아직 겪어보지 않은 일을, 앞으로 겪어야 할 일을 먼저 책으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앞으로도 꾸준히 찾아 읽어봐야겠다.

아빠가 다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민기는 아빠 노래를 들으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번엔 하늘에 뜬 반달이 등을 내놓은 채 바다를 헤엄치는 아기 고래처럼 보였다.
'그래, 현재의 나를 만든 것이 나 자신이듯 미래의 나를 만드는 것도 결국 나 자신이야.' 민기는 손을 뻗어 그 아기 고래를 잡아 주머니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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