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면산장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은 정말 기대치 이상이다. 유난히 추리, 미스터리, 서스펜스 이런 장르를 좋아해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을 재밌게 보고 있다.
얼마전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도 너무 재미있게 본 책이다.

차례를 보면서 잠시 어떤 내용일까?
그렇게 복잡한 구성은 아닌 거  같은데..기대와 설렘을 안고 무대 속으로 빠져본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면산장 살인사건」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어떤 반전이 숨겨져 있는지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의 반전이 있는 소설이다.
외딴 산장에 여흠 휴가를 보내려 온 8명의 남녀와 한밤중에 침입한 은행강도 2명 사이에서의 인질극을 그려내고 있다.
그들의 팽팽한 기싸움과 두뇌싸움은 읽는 이에게 불안감, 긴장감, 긴박감을 불러오면서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는 손에 땀을 쥐게하는 꼭 한편의 단막극을 보는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가면산장에서의 4일간 인질들과 강도 사이에서 벌어진 연극은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대반전으로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아버지 소유의 별장 근처에 있는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것을 꿈꿔왔던 도모미는 드디어 사랑하는 남자 다카유키와 그 꿈을 이룰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 꿈이 이루어질 날을 불과 일주일을 남기고 운전 중 핸들을 잘못 꺾어 가드레일과 충돌한 후 절벽으로 추락하는 안타까운 죽음을 맞는다.

그 후 석 달이 지난 어느 날 도모미의 약혼자였던 다카유키에게 도모미의 아버지 노부히코로부터 해마다 여름 때면 피서를 즐기는 별장에  와서 묵으라는 초대를 받게 된다.
도모미가 세상을 떠나고도 다카유키는 그들의 부모님과 가끔 식사도 하고 찾아도 뵈면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서 흔쾌히 초대에 응한다.
그를 비롯하여 별장에는 도모미의 부모님, 오빠, 그들의 친인척들, 이렇게 8명의 남녀가 별장에서 며칠을 보내기로 한다.

[문 위의 벽에 나무로 만든 거친 조각에 색도 칠하지 않은 단순한 것이지만 치켜뜬 눈과 옆으로 찢어진 입이 묘한 위엄을 지닌 가면이 걸려 있다.]

각자 나름대로 휴가를 보내는 와중에 도모미의 친구 게이코는 도모미의 죽음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
도모미가 부주의한 운전으로 죽은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살해 당했다는 엄청난 말을 한다.

도모미는 2년 전 과속으로 한쪽 다리를 잃어버리는 끔찍한 사고로 인해 발레리나의 꿈도 좌절되고 살아 갈 이유까지 잃어버려 자살까지 하게 되지만 마침 다카유키에게 발견되어 목숨을 구하게 된다.
그 일로 도모미와 다카유키는 인연이 되어 결혼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 사고 이후로 도모미는 운전을 하지 않았으며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면 조심해서 했기 때문에 부주의한 운전으로 죽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살해당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무시한다.

그날 밤, 2인조 은향 강도범이 별장으로 침입한다. 순식간에 8명의 남녀를 인질이 된다.
그들은 공범 한 명이 올 때까지 이 별장에 숨어 있어야 한다.
그들이 침입하기 전 경찰들이 수상한 사람이 이 근처로 숨어들었다며 찾아온 것이 이들 때문인 것이다.

8명의 인질과 은행강도들의 긴장감 속에서 인질들은 탈출을 하러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는데...
경찰들이 볼 수 있도록 화장실 창문 아래 'SOS'라고 써 보기도 하고, 정전일으켜 그 틈에 빠져나가려는 시도도 해 보지만 누군가의 방해로 번번히 실패하는데.. 과연 누구일까?
은행강도? 아니면 인질들 중에 배신자가 있단 말인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그러는 중 도모미의 죽음에 관한 의문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되는데 그녀가 지니고 있는 '팬던트형 필 케이스' 생리통이 심한 그녀는 필 케이스에 생리 할 때마다 병원에서 처방해 준 2개의 진통제를 넣고 다닌다.
그 진통제를 누군가가 똑같이 생긴 수면제로 바꿔치기 한 것이라면...그 수면제를 먹은 도모미가 운전을 했다면 그건 그녀가 죽기를 바라는 누군가에게 살해 당한 것이다.

 

도모미의 살해 의혹과 강도와 인질들의 팽팽한 신경전 속에서 인질들 중 한 명이 등에 칼이 꽂힌 채 죽어있다.
누구일까?
정황상 은행 강도는 아닌 것 같은데..그렇다면 인질들 중에 범인이 있다는 소리다.
이제 7명의 인질들이 서로를 의심하게 되는데...

"당신네들 입으로 직접 말하기를 두려워하는 것 같아서 내가 대신 말해 주는 거야. 당신네들은 하나같이 좋은 사람인 척하고 있지만 누군가 한 사람은 가면을 쓰고 있어. 그 여자를 죽인 사람은 당신네들 중에 있다고."

인질들 중 누군가 한 명의 칼에 찔려 죽은 도모미의 사촌여동생 유키에 방에서 떨어져 있는 일기장을 발견한다.
그 일기장에서 찢겨져 나간 한장!
4월 10일과 11일, 10일은 바로 도모미가 사고를 당해 죽은 날이다.

유키에가 죽은 것은 도모미의 죽음과 연관이 되어있다?
그리고 쓰레기통에 타다 만 찢어진 종이 조각들!
퍼즐 맞추 듯 맞춘 글자는
"나중에 간다.....문을.....열어....."
도대체 누구인가?

인질들 중에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범인에서 제할 수 없는 이유들이 속속 들어나고, 그럴수록 점점 어두운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터널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에 고삐를 늦출 수 없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면산장 살인사건」
아하! 이 사람이 범인이구나~했는데 아니고, 아하! 이 사람이었구나~ 했는데 또 아니고...
정말 반전의 반전을 선사한 머리를 아프게 했지만(나름 추리하느라ㅋ) '한순간도 놓치지 않겠어' 하면서 읽은 이 습하고 가라앉은 기분을 날려 버릴 만큼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과연 누가 가면을 쓰고 있었던 것일까?

[별장을 나설 때 누군가가 보고 있는 것 같아 뒤돌아보았다.
그러나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여기 왔을 때는 분명히 있었던 현관문 위의 가면도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