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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관계의 물리학

category 추천도서 2018. 7. 19. 11:34
림태주 에세이 관계의 물리학

뜨거운 폭염 속에서 잔잔하고 아름다운 글귀로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마음을 잠시나마 잠재워본다.

림태주 작가의 책은 처음 접해본다. 글이 너무 예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감성 에세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그런 책인 것 같다.

큰 소리로 호통치면서 깨닫게 하는 게 아니라, 잔잔하게 아늑하게 서서히 스며들면서 마음을 울리는 묘한 매력을 가진 책이다.

이 림태주의 「관계의 물리학」은 4부로 이루어져 있다.

오늘의 관계 날씨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 것
1부 관계의 날씨

세상에 생겨난 모든 사이를 관계의 우주라고 부르며, 우주의 물리 법칙에 따라 행성과 행성이 서로 밀고 끌어당기듯, 사람과의 사이에서도 서로 밀고 당기는 관계의 질서가 생기며, 지구별에는 이런 수많관계가 있고 그 관계의 힘으로 지구는 자전하고 태양의 둘레를 공전하여 낮과 밤이 생기고, 우리에게 사계절을 선물하지만, 사이가 사라지면 우주도 사라진다.

사람과의 '사이' '관계'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일이다.
그 관계에서 때론 상처받고 때론 아파하고 때론 힘들어하고 때론 기뻐하며 때론 위로를 받으면서 사람들 속에서 스며들며 부대끼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사람 사이에서 힘들어하지 않고 상처받지 않으려면 얼마큼의 거리를 유지해야 할까?
그 얼마큼의 거리를 알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상처받지 않으려고 거리를 둔다는 자체가 그 사람과의 관계는 이미 무의미한 게 아닐까?
만나도 그만! 안 만나도 그만! 그럼 만나지 말아야지..
시간 낭비이자 돈 낭비이니 말이다.

사람 관계에서 입장이란 말 ('서로 서 있는 자리')을 새겨두면 서로를 이해하고 관계를 한층 더 부드럽고 깊게 단단하게 맺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입장이 있듯이 상대방의 입장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말고, 서로 자리를 바꿔 생각해 본다면 상처주고 받는 일이 적어지지싶다.
(갑자기 아들과 언쟁이 있을 때 아들이 늘 하는 말이 있다. "입장 바꿔 생각해 봐!" 정말 입장바꿔 생각해봐야겠다.ㅋㅋ)

말은 고유의 빛깔대로 흡수되지 않는다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물든다
2부 말의 색채

"넌 이마가 참 못났구나."
라는 선생님의 한 마디로 한년은 항상 앞머리를 늘어뜨리고 누구에게도 자신의 이마를 보여주지 않았다.

말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건지, 아무 생각없이 의미없이 툭 내뱉은 말 한 마디가 누군가에게는 큰 상처가 되어 평생 아파하면서 살아갈 것이고, 어떤 이는 그 말 한마디로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행동이든 말이든 인간관계의 기본은 '내가 바라듯이'에 있다.
내가 원하면 상대방도 원하고, 내가 하기 싫은거면 상대방도 하기 싫어하는 것이다.
내가 존중받고 사랑 받기를 원하면 나 먼저 상대방을 존중하고 사랑해줘야 한다.
다 알고 있고 그래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막상 그런 순간이 오면 바른 생각은 싹 사라지고,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행동하게 된다는 것...참 어렵다!!


부피나 모양이 달라 보일지 몰라도
행복의 무게는 모두 같다
3부 행복의 질량

'행복이란 이곳이 아니라 다른 곳에, 이 일이 아니라 다른 일을, 지금의 내가 아니라 다른 모습의 나로 산다면 좋았을 거란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 남자의 아내로, 두 아이의 엄마로, 집안일 하면서 애들 챙기고, 짬 내서 내가 좋아하는 커피 마시면서 책 읽고, 가끔 공감갔던 책이 있으면 몇 자 적어보고, 이런 내 모습만족하면서 사는 것~~
큰 걱정거리 없이 평범하게 하루를 살아가는 것, 행복하다고 하면 행복할 수 있는 일인 것 같기도 하다.
그래 난 행복하다~~ㅎㅎ

남들에게 인정받고 무엇이 꼭 되어야만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니니깐.
내 자신을 인정하고 내가 좋으면 그뿐이지 않겠는가?

 

 

낯선 곳에서 혼자가 되어본 사람은 안다
투명해진다
4부 마음의 오지

같은 상황이더라도 내 마음에 따라 좋은 말이 나갈 수도, 나쁜 말이 나갈 수도 있다.
자신의 마음인데도 자신이 다스릴 수 없는 이 마음이라는 게 참 아이러니하다.

'사람 때문에 고단하고 관계 때문에 힘들어지면, 가장저 할 일은 사다리를 내리고 들어가 빗자루를 들고 청소하는 일이다. 쌓아둔 심난을 쓸어낼수록 내가 있는 자리가 무심하게 돌올해진다.'

"서로의 마음에 난 길이 관계이다"

그 마음의 난 길 중 어느 쪽으로 나아갈지는 각자의 선택이며, 그 선택으로 힘들어질수도 행복해질수도 있는 것이 일상 생활에서 무한히 반복되는 사람과의 관계이고 사람 사이이다.

사람과의 관계를 유난히 힘들어하는 이가 있는 반면 그냥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보내고 받아들이는 이가 있다.
유독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신경을 쓰고 자신보다는 상대방의 시선을 의식하는 이가 관계 속에서 상처받고 아파한다.
좀 더 자기 자신을 믿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보는 게 어떨까 싶다.

어렵고 어려운 사람과의 관계에서 좋은 관계는 '일상의 의미를 놓치지 않는 사람들의 차지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평범하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꿋꿋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그 자리에서 행복을 찾고 버티는 사람이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힘들어 하는 이들 어깨를 토닥여주는 「관계의 물리학」
잔잔한 울림과 깊은 공감을 받고 다시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 오늘도 평범한 일상을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