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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희의 에세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요즘 핫한 책인만큼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과연 어떤 내용이 담겨있길래 독자들과 어떤 소통이 있길래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너무 궁금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저자가 떡볶이를 정말 좋아하나보다. 저자는 떡볶이 때문에 죽음을 피해 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문득 들었다.

'죽고 싶지만' 즉 자살, 스스로 삶을 포기하고 목숨을 끊는 최악의 마지막 선택, 이 책에서 저자는 이 자살을 '자유 죽음'이라고 표현한 홍승희 작가의 자살 일기를 언급하면서 자살을 나쁘게만 생각할 건 아니라고 그 죽음도 존중해 주어야 하는 건 아닐까 하고 말한다.

'자신의 죽음을 자신이 선택하는 건 삶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

'자유 죽음' 아무리 자신의 목숨이고 자신의 인생이라지만 그 죽음이 하나의 선택지가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 자유 죽음이 하나의 선택지가 되고 그 죽음이 정당화 된다면 그 선택지를 택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아무 죄책감도 책임감도 없이 당당하게 떳떳하게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는, 너무나 쉽게 그 길을 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꼴이 되어 버린다.

자신들은 당당하게 자유의 길을 찾아 떠나갔다지만, 남은 가족들이나 지인들은 얼마나 슬프고 가슴 아프며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할지 가늠할 수도 없다.

아무튼 나는 자살을 자유 죽음이라고 미화한 것도, 존중해 줘야한다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에도 공감할 수가 없다.

처음부터 너무 무거운 얘기로 시작한 것 같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에세이는 기분부전장애(가벼운 우울 증상이 지속되는 상태)를 가진 저자가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하면서 그 치료 기록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참을 수 없어 울적한 순간에도 친구들의 농담에 웃고,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허전함을 느끼고, 지독히 우울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애매한 기분에 시달리고 있다.

저자가 느끼는 이런 감정들은 흔히 우리도 가끔씩 느끼면서 살고 있지 않나? 그런데 그 기분이 쭉 계속된다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서는 안 될 일이겠지.

그런 저자가 정신과 상담을 받으면서 자신의 가족이나 회사 동료, 친구들의 관계를 이야기하고 그 속에서 문제점을 찾고 해결 방향을 하나씩 찾으면서 저자의 행동과 생각을 바꿔나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저자는 자존감이 낮고 타인의 시선에 아주 민감하며, 내 감정보다는 타인의 감정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성격으로 사람들의 관계에서 아주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그런데 저자뿐만이 아니라 누구나 타인과의 관계, 소통에 힘들어하고 버겁게 살아가고 있다.

얼마나 쉽게 자신 마음을 추스리고 마음의 상처를 덜 받는가에 미미한 차이가 있을 뿐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는 개개 누구나 그 관계 속에서 상처받고 힘들기는 매 한가지다.

그렇기에 저자와 정신과 상담의 대화에 공감하고 위로받고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을 가져본다.

여기서 정신과 상담의의 해결 방안을 한번 보자.

"다른 사람의 감정 생각하는 거 좋아요, 관심 쏟는 거 좋죠. 하지만 제일 먼저 나를 점검했으면 좋겠어요."

"편안함을 누리세요. 예를 들어 누군가 나한테 선물을 주면 '나도 언젠가는 갚아야 해'라고 생각하지 말고,기뻐하고 현재를 즐기세요."

"누군가의 말보다 자신이 좋고 기쁜 게 더 중요하죠. 사람들에게 보이는 모습보다는 내 욕구를 먼저 충족했으면 좋겠어요."

"좀 더 주도적으로 사람들을 의식하지 말고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세요. 지금은 관계가 좁고 삼각형 같아서 마음을 찌르겠지만, 팔각형보다 십육각형이 원에 더 가깝잖아요? 다양하고 깊은 관계가 많을수록 원처럼 동그랗고 무뎌져서 마음을 덜 찌를 거예요."

남의 말에 신경쓰고 내 감정보다는 남의 감정을 먼저 생각하고 남에게 보여질 내 모습에 집착하게 되면 진정 '나'의 존재는 없어지고 남이 만들어 낸 '내'가 있을 뿐이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야 나!'
남에게 보여주는 삶이 아닌 내가 보이고 싶은 삶을 살아야한다.
(말은 이렇게 쉽게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하지만 누군가는 그런 삶을 살고 있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우리라고 못할 건 없다.ㅎㅎ)

요즘 자존감이라는 말의 중요성을 많이 말하고 있다.

<자존감> 사전적 의미로 자신에 대한 존엄성이 타인들의 외적인 인정이나 칭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신 내부의 성숙된 사고와 가치에 의해 얻어지는 개인의 의식을 말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저자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자존감이 아닐까?싶다.

백세희의 에세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다> 는 자신이 힘든 줄도 모르고 이유 없는 허전함에 시달리는 사람들, 타인의 시선 속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불안에 떨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숨통을 트이게 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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