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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아몬드

category 추천도서 2018. 11. 12. 06:34
아몬드 / 손원평

베스트셀러 도서를 찾다가 '아몬드'라는 제목과 무표정한 소년의 얼굴에 끌려 읽게 되었다.

<아몬드> 소설이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이라 하는데, 영어덜트 소설이 뭔지 궁금하여 급 지식검색을 해 봤다.
[영어덜트 소설이란 청소년을 대상으로 제작된 소설로써 주인공은 대부분 청소년이며, 그들과 관련된 사회의 문제와 경험을 소재로 다룬 소설이라 한다.]

이 책은 어른들이 꼭 한번 읽어봤으면 한다.

영화보다 강렬한, 드라마처럼 팽팽한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의 탄생!

감정 표현 불능증(알렉시티미아)을 앓고 있는 열여섯 살 소년 선윤재, 누구나 머릿속에 아몬드 두 개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귀 뒤쪽에서 올라가는 깊숙한 곳에 단단하게 박혀 있는데 크기도 생긴 것도 딱 아몬드 같다.
'편도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외부에서 자극이 오면 아몬드에 빨간 불이 들어온다.
그 자극의 성질에 따라 공포를 자각하거나 기분 나쁨을 느끼고,고 싫음 감정을 느끼는 거다.

그런데 윤재의 아몬드는 고장이 나서 자극이 주어져도 빨간 불이 잘 안 들어온다. 그래서 남들이 왜 웃는지 우는지 모르고, 기쁨도 슬픔도 사랑도 두려움도 희미하다.(제목이 왜 아몬드인지 알겠다)

윤재에게는 감정이라는 단어도, 공감이라는 말도 그저 막연한 활자에 불과한 것이다.

남들과 달라서 '괴물'이라고 불리는 선재는 엄마와 할머니의 사랑과 엄마의 주입식 교육으로 별 탈 없이 지내온다.

"튀지 말아야 돼. 그것만 해도 본전이야."

엄마에게 남이 웃으면 따라 웃고, 호의를 보이면 고맙다고 말하는 교육을 받으며, 평범하게 살아가려 애쓰는 세 가족에게,
크리스마스 이브이던 선재의 생일 날,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난다.
그 사고로 할머니를 잃고 엄마는 의식불명 상태가 된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선재는 할머니, 엄마를 잃고도 감정 대신 질문들만 머릿속에 떠다닌다.

그렇게 세상에 홀로 남겨진 윤재에게 새로운 인연이 다가온다.

놀이동산에서 엄마의 손을 잠깐 놓은 사이 사라진 후 1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어두운 상처와 분노를 가득 안고 있는 아이 '곤이'와 그와 반대로 맑은 감성을 지닌 달리기를 좋아하는 아이 '도라', 윤재를 돕고 싶어 하는 엄마의 친구 '심박사' 등이다.

윤재와 곤이가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은 정말 영화를 보는 듯한 영상과 스릴이 있어 순식간에 읽혀졌다.

여자친구 도라의 관계에서는 그 나이에 처음 느껴보는 순수한 감정에 읽는 이까지 설레고 두근거리게 하는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에 마냥 행복했고, 윤재의 감정에 희망이 보여 너무 기대되고 기뻤다.

'심박사' 모든 어른들이 심박사처럼 아이들의 감정을 잘 이해하고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들어주고 공감해 준다면, 소위 문제아이라고 불리는 아이들이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윤재와 이 새로운 인연들과의 사이에서 조금씩 성장해 가는 윤재, 변해가는 윤재를 볼 수 있다.

그리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어려운만큼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깨닫게 해 준다.

곤이와 곤이의 아빠 윤 교수와의 관계에서 보면 부모 자식간의 소통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일깨워준다.

물론 잃어버린, 함께 하지 못한 십 삼년이란 공백이 부자간의 감정이나 이해, 소통에 더 큰 장애가 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의지가 없어 그 둘 사이의 틈이 더 벌어지고 서로에게 상처만 주는 사이가 되는 안타까운 관계다.


나도 내 아이들 그 모습 그대로를 변함없이 사랑해주고 지켜봐주고 있는지, 앞으로 계속 내가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더라도 사랑하고 이해하고 존중해 줄 수 있을까?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이 책을 읽고 난 지금은 그렇게 하리라. 내 자신과 약속하고 다짐해 본다. 

어딘가를 걸을 때 엄마가 내 손을 꽉 잡았던 걸 기억한다.
엄마는 절대로 내 손을 놓지 않았다. 가끔은 아파서 내가 슬며시 힘을 뺄 때면 엄마는 눈을 흘기며 얼른 꽉 잡으라고 했다. 우린 가족이니까 손을 잡고 걸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반대쪽 손은 할멈에게 쥐여 있었다. 나는 누구에게서도 버려진 적이 없다.

가깝게는 가족간의 관계에서 나아가서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점점 진정한 공감을 느낄 수 없는 사회에 자극을 준 <아몬드> 라는 소설!

감정 불능인 윤재를 통해, 세상을 곧이곧대로만 받아들여 '괴물'이라 불리는 윤재를 통해 감정을 못 느끼는,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지, 우리에게 서로의 감정을 공감하고 이해하고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큰 행운이자 행복이하는 것을 알게 해 준 작품이다.

"멀면 먼 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내가 이해하는 한, 그건 진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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