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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우 장편소설 /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되었습니다. 표지를 보면서 싱그러운 여름을 떠올렸는데 추운 겨울이네요.

겨울이 와서 좋은 이유는 그저 한 가지
내 창을 가리던 나뭇잎이 떨어져
건너편 당신의 창이 보인다는 것
크리스마스가 오고, 설날이 다가와서
당신이 이 마을로 며칠 돌아온다는 것

<날씨가 좋으면 찾아오겠어요>는 강원도 작은 마을에서 독립서점 '굿나잇책방'을 하는 은섭과 서울에서 미대입시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는 해원, 그리고 강원도에서 '호두하우스'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해원의 이모 명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사랑과 관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미대입시학원에서 학생을 가르치던 해원은 학생과의 불화로 일을 그만두고, 이모 곁으로 오게 되죠. 열 다섯살 때 부모님의 그 일 이후로 사람에게 기대한 적 없었던 해원은 언젠가부터 사람을 그리는 것이 싫어 인물화를 그리지 않습니다.

한편 노부부가 살던 낡은 기와집을 독립 서점 '굿나잇책방'으로 바꾸어 운영하고 있는 은섭은 자신의 책방을 기웃거리는 해원을 보고 놀랍니다. 중고교 동창생이면서 자신이 짝사랑했던 그녀니까요.

우연히 은섭이 운영하고 있는 책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해원은 온화한 성품의 은섭과 책방을 오가는 따뜻한 사람들로 인해 날 선 감정들이 수그러지고 점점 밝게 변해가죠.

같은 중고등학교를 다녔지만 은섭을 잘 모르는 해원과 해원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이 그녀의 인생 페이지에 등장했었던 은섭...

그의 사랑은... 눈송이 같을 거라고 해원은 생각했다. 하나 둘 흩날려 떨어질 땐 아무런 무게도 부담도 느껴지지 않다가, 어느 순간 마을을 덮고 지붕을 무너뜨리듯 빠져나오기 힘든 부피로 다가올 것만 같다고. 그만두려면 지금 그래야 한다 싶었지만 그의 외로워 보이는 눈빛에서 피할 수가 없고, 그건 그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은섭의 굿나잇책방 블로그의 비공개글 속에서 은섭이 해원에 향한 애틋하고 풋풋한 사랑이 느껴져 설렘 속에서 읽었던 것 같아요.

이 소설은 해원의 아픈 가족사보다는 은섭과 해원의 사랑에 더 마음이 가고 여운이 많이 남았어요. 이 책을 읽는 내내 첫 사랑을 시작할 때의 어설픈 말과 행동, 그 설레임과 몽글몽글 간지러움이 떠올라 새삼 소녀 감성에 젖어들었어요.

그리고 작가가 가상으로 만들어 낸 입고 서적들~ 정말 너무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그런 내용의 책들이 만들어지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작가님의 상상력 최곱니다.

그리고 북키핑이라든지 북스테이는 너무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아담한 북카페를 하고 싶은데 한번 해보고 싶은 아이템인 것 같네요.(ㅎㅎ)

정말 얼마만에 이런 설레고 짜릿짜릿한 기분을 느꼈는지...너무 재미있게 읽은 이도우 장편소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였습니다.

H는 내 팔을 베고 잤다. 새벽녘 팔에 피가 돌지 않는 느낌에 잠을 설쳤다. 알퐁스 도데의 <별>에서는 아가씨가 목동에게 머리를 기댔을 때, 밤하늘을 스쳐 가는 별 하나가 목동의 어깨에 내려와 앉은 것 같았다고 말했지만...나도 별이나 어여쁜 새 하나가 내 팔에 내려와 앉았다고 말하고 싶지만...그렇지가 않았네요. 팔이 저려 끊어지는 줄! 하지만 새벽 창이 밝아올 때까지 나는 참고 또 참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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