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한낮의 연애 / 김금희
화창한 한낮이면 주말내내 침울했던 마음도 화창하게 갤 듯한데...내일 날씨에 기대봐야겠다.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라는 책을 계기로 <경애의 마음>도 읽게 되고, <너무 한낮의 연애>도 읽고 싶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잊고 있다가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김금희 작가의 소설은 안개 낀 길을 걷는 느낌이랄까? 선명하게 이야기의 내용이나 의미가 전해지는 게 아니라 어렴풋하게 알 듯 말 듯, 여러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인 것 같다. 묘한 매력이 있어서 찾게 되나보다.
2016년 제7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금희 작가의 <너무 한낮의 연애>
<너무 한낮의 연애>는 십육 년 전 연애라 하기에도, 연애가 아니라하기에도, 이상모호한 관계였던 두 남녀가 우연히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오늘은 어때?"
"사랑하죠. 오늘도."
대기업의 영업팀장으로 있던 필용이 기술관리직 사원으로 좌천되면서, 잊고 있었던 십육 년 전 자주 갔던 종로의 맥노날드를 다시 찾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곳에서 십육 년 전 과 후배였던, 자신에게 갑자기 사랑고백을 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이제 사랑 안한다고 했던 양희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십육 년전과 현재를 넘나든다.
어느날, 맞은편 건물에 걸린 현수막에서 "나무는 'ㅋㅋㅋ' 하고 웃지 않는다" 라고 적힌 연극 제목을 보고, 깜짝 놀라는 필용은 자신을 이 곳 맥도날드로 이끈 것은 양희와의 재회 때문이라 생각한다.
십육 년 전 양희가 썼던 대본의 제목이기에...
열두시 십분부터 열두시 오십분까지 사십 분 동안 진행되는 양희가 대본을 쓰고 연기도 하는 미니극을 보기 위해, 필용은 회사 점심 시간 사분전에 나와 택시를 타고 와 양희를 보고 간다.
필용과 양희와의 재회가 그들의 일상에 어떤 의미와 변화를 가져올까?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아릿한 추억이 추억이 아닌 현실로 다시 살아난다면...
십육 년 전, 연애는 아니더라도 연애 비슷한 무언가가 있었던 사람과 재회해서 서로가 서로를 인식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건가. 앞으로 어쩌냐는 말이지, 아내에게는 큰 불만이 없는데 아들은 소중한데. 그러니까 안 되었다. 필용이 양희를 볼 수는 있어도 양희가 길용을 봐서는 안 되었다. 시선은 일방이어야 하지 교환되면 안 되었다. 교환되면 무언가가 남으니까 남은 자리에는 문제가 생기니까, 자라니까, 있는 것은 있는 것대로 무게감을 지니고 실제가 되니까.
하루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새로운 것들이 쏟아져 나오는, 일상이 전쟁터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내고 있는 우리네~
그 힘든 삶 속에서 작은 위로와 웃음을 줄 수 있는 나만의 추억 한 자락..
오늘 한낮에 한번 떠올려 보는 건 어떨까?
양희야, 양희야, 이제 피시버거는 안 판단다. 양희야, 양희야, 너 되게 멋있어졌다. 양희야, 양희야, 너 꿈을 이뤘구나, 하는 말들을 떠올리다가 지웠다. 안녕이라는 말도 사랑했니 하는 말도, 구해줘라는 말도 지웠다. 그리고 그렇게 지우고 나니 양희의 대본처럼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도 어떤 것은 아주 없음이 되는 게 아니라 있지 않음의 상태로 잠겨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남았다.
주말 내내 비가 오다가 말다가 하더니, 월요일인 오늘도 비를 잔뜩 머금은 먹구름으로 낮인데도 어둡다.
화창한 한낮이면 주말내내 침울했던 마음도 화창하게 갤 듯한데...내일 날씨에 기대봐야겠다.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라는 책을 계기로 <경애의 마음>도 읽게 되고, <너무 한낮의 연애>도 읽고 싶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잊고 있다가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김금희 작가의 소설은 안개 낀 길을 걷는 느낌이랄까? 선명하게 이야기의 내용이나 의미가 전해지는 게 아니라 어렴풋하게 알 듯 말 듯, 여러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인 것 같다. 묘한 매력이 있어서 찾게 되나보다.
2016년 제7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금희 작가의 <너무 한낮의 연애>
<너무 한낮의 연애>는 십육 년 전 연애라 하기에도, 연애가 아니라하기에도, 이상모호한 관계였던 두 남녀가 우연히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오늘은 어때?"
"사랑하죠. 오늘도."
대기업의 영업팀장으로 있던 필용이 기술관리직 사원으로 좌천되면서, 잊고 있었던 십육 년 전 자주 갔던 종로의 맥노날드를 다시 찾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곳에서 십육 년 전 과 후배였던, 자신에게 갑자기 사랑고백을 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이제 사랑 안한다고 했던 양희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십육 년전과 현재를 넘나든다.
어느날, 맞은편 건물에 걸린 현수막에서 "나무는 'ㅋㅋㅋ' 하고 웃지 않는다" 라고 적힌 연극 제목을 보고, 깜짝 놀라는 필용은 자신을 이 곳 맥도날드로 이끈 것은 양희와의 재회 때문이라 생각한다.
십육 년 전 양희가 썼던 대본의 제목이기에...
열두시 십분부터 열두시 오십분까지 사십 분 동안 진행되는 양희가 대본을 쓰고 연기도 하는 미니극을 보기 위해, 필용은 회사 점심 시간 사분전에 나와 택시를 타고 와 양희를 보고 간다.
필용과 양희와의 재회가 그들의 일상에 어떤 의미와 변화를 가져올까?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아릿한 추억이 추억이 아닌 현실로 다시 살아난다면...
십육 년 전, 연애는 아니더라도 연애 비슷한 무언가가 있었던 사람과 재회해서 서로가 서로를 인식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건가. 앞으로 어쩌냐는 말이지, 아내에게는 큰 불만이 없는데 아들은 소중한데. 그러니까 안 되었다. 필용이 양희를 볼 수는 있어도 양희가 길용을 봐서는 안 되었다. 시선은 일방이어야 하지 교환되면 안 되었다. 교환되면 무언가가 남으니까 남은 자리에는 문제가 생기니까, 자라니까, 있는 것은 있는 것대로 무게감을 지니고 실제가 되니까.
하루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새로운 것들이 쏟아져 나오는, 일상이 전쟁터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내고 있는 우리네~
그 힘든 삶 속에서 작은 위로와 웃음을 줄 수 있는 나만의 추억 한 자락..
오늘 한낮에 한번 떠올려 보는 건 어떨까?
양희야, 양희야, 이제 피시버거는 안 판단다. 양희야, 양희야, 너 되게 멋있어졌다. 양희야, 양희야, 너 꿈을 이뤘구나, 하는 말들을 떠올리다가 지웠다. 안녕이라는 말도 사랑했니 하는 말도, 구해줘라는 말도 지웠다. 그리고 그렇게 지우고 나니 양희의 대본처럼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도 어떤 것은 아주 없음이 되는 게 아니라 있지 않음의 상태로 잠겨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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