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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완전한 행복

category 추천도서 2021. 7. 23. 06:00

완전한 행복 / 정유정



자신이 원하는 걸 상대도 원해야만 결혼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물었다.

"그게 뭔데?"

너무나 당연해서 어처구니가 없는 답변이 나왔다.

"행복하게 사는 거."

행복을 원치 않는 사람이 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그는 자신도 같은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행복하려고 결혼하자는 거라 덧붙였다. 그녀는 물었다.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는데? 한번 구체적으로 얘기해봐."

불시에 일격을 당한 기분이었다. 그처럼 근본적인 질문을 해올 줄은 몰랐다. 사실을 말하자면 행복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한 적이 없었다. 고민한다고 행복해지는 건 아니니까 그는 머뭇대다 대답했다.

"행복한 순간을 하나씩 더해가면, 그 인생은 결국 행복한 거 아닌가."

"아니, 행복은 덧셈이 아니야."

그녀는 베란다 유리문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마치 먼 지평선을 넘어다보는 듯한 시선이었다 실제로 보이는 건 유리문에 반사된 실내풍경뿐일 텐데.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
때로 진실이 삶보다 무겁다는 걸..."

완전한 행복을 꿈꾼 한 여자가 있다.
그녀에게 행복이란 행복한 순간을 하나씩 더해가는 것이 아니라 불행의 가능성을 하나씩 빼가는 것이다.

오롯이 그녀의 기준에서 불행의 가능성이 정해지고 그 불행의 가능성을 제거하기 위해서 그녀는 주저함이 없다.

정말 그녀의 말처럼 불행의 가능성을 하나씩 없애면 완전한 행복이 올까.

인간은 자신의 믿음에 따른 우주를 가진다. 결함도 결핍도 없는 완전성이 아내의 우주였다. 행복은 가족의 무결로부터 출발한다고 믿고 있었다. 이 믿음은 신앙에 가까웠다. 타협이 있을 리 없었다.

정유정 작가의 완전 팬이다. <종의 기원>, <내 심장을 쏴라>. <7년의 밤>, <28>,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여행>, <진이, 지니>까지...
한번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흡입력 최고인 탄탄한 줄거리와 문장력, 생생한 묘사로 머릿속에 그려지는 장면으로 때론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이번 작품 또한 큰 기대와 설렘으로~~

그런데 읽으면서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혹시? 하면서 읽는데 역시? 라는 생각이 든다.  2019년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한 사건이 떠올랐다. 설마 그 사건을 모티브로 했나?

왜 그 사건을? 라는 의문이 생겼다. 그래서 읽다말고 "작가의 말" 페이지로 가봤다.

여기에 의문점이 풀린 글귀가 있다.

<완전한 행복>은 한 나르시시스트의 행복 강박과 어떤 사건이 결합하는 지점에서 태어난 이야기다. 책을 다 읽은 독자라면 주인공이 행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 직감적으로 누군가를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직감은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누군가'의 실제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지면을 빌려 밝혀 둔다. 이야기를 태동시킨 배아이긴 하나, 그 밖의 요소는 소설적 허구다. 플롯도, 인물도, 시공간적 배경도, 서사도.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를 우리에게 주려고 한 것 같다.

한 나르시시스트의 행복 강박이 몰고 온 사건!

누구나 행복을 꿈꾸지만, 그 행복이라는 것이 불행을 없애는 것이 아닌,
불행도 내 삶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이겨내고 견디는 것.

그렇게 찾은 행복이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행복의 잘못된 정의로 인해 자신의 삶 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까지 무참히 파괴해버린 한 여자의 일생이 정교하고 생생하게 그려진 정유정 작가의 <완전한 행복>이다.

이 소설을 통해 행복의 참의미를 새삼 생각해본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며 삶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다만 늘 기억해야 한다. 우리에겐 행복한 권리와 타인의 행복에 대한 책임이 함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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