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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오직 두 사람 - 김영하

category 추천도서 2018. 9. 13. 09:53
오직 두 사람 / 김영하

「오직 두 사람」 장편 소설집에는 7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무언가를 잃어버린 사람들 일상과 그리고 그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오직 두 사람>은 특별한 부녀의 이야기이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또 다른 울타리를 치고 그 속에 아빠와 큰 딸 오로지 둘이만 살아가는 것 같다.

대학교수인 화자의 아빠는 유독 3남매 중
큰 딸(화자)을 편애한다.

둘이서만 유럽 여행을 가고, 일주일에 한 번은 둘이서만 외식을 하는 평범한 가족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부녀간의 모습이다.

그러니 가족들은 점점 아빠와 화자을 멀리하고 아버지와 관련된 일은 화자에게 미뤄버리는, 오롯이 화자가 아빠의 일상과 감정까지 책임지는 사람이 되어간다.

대학생이 된 딸의 귀가시간과 연애까지 일일이 참견하고 집착을 보이는 아빠, 결국 엄마와도 이혼을 하게 되고 다른 가족들도 그들을 떠나게 된다.

가족도 친구도 직장 동료도 없어져버린 화자에게 남은 것이라곤 아빠의 새 여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을 책임지고 보호자 역할까지 해야하는 아빠와 관련된 일만 남아있다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미국에 있는 동생에게 가 버린다.

하지만 아빠가 쓰러졌다는 소식에 화자는 아빠에게 돌아간다.

가족들은 화자에게 할 만큼 했다며 이제는 할 일이 없다며 아빠에게 가면 또 매이는 거라면 말린다.

그 때 화자는 내 삶의 더 커다란 결락, 더 심각한 중독은 아빠였다는 것을.

화자도 모르는 사이에 아빠에게 중독되어버린 것이다.

딸은 아버지가 맞춰놓은 삶을 살아가고 아버지는 딸을 그만의 틀 안에 가둬두고 딸의 삶을 옭아맨 특별한 부녀관계!

그 둘 만의 관계에서 한 사람이 없어진다면 남은 한 사람은 어떻게 살아갈까?

둘 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희귀언어를 사용했던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이 없어진다면 희귀언어 마지막 사용자는 얼마나 외롭고 쓸쓸할까?

화자는 자신의 모국어를 잃어버리고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언어로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삶을 살아보려고 한다.

과연 잃어버리고 난 그 후의 삶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련지...


<아이를 찾습니다>는 부부가 대형마트에서 세 살 된 아들을 잃어버린 이야기이다.

어느 여름, 주말 혼잡한 대형마트에서 카트에 세 살 된 아들을 태우고 아빠는 휴대폰에 매장에서, 엄마는 화장품을 사러 간 사이에 아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지난 십일년간 아이를 찾기 위해 정규직인 직장도 그만두고 얼마 안 되는 저축도 다 써버리고, 보험도 해약하고 아파트까지 팔아 아들 찾는 데만 정성을 쏟지만 아들은 못 찾고 아내는 정신마저 놓아버린다.

그러던 어느 날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대구 경찰서에서 아들을 찾았다고 내일 데리고 올라 갈 거라는 소식에 아빠는 안절부절 못한다.
드디어, 다음 날 아들과 만나게 된다.

아들만 찾으면 모든 일이 다 제자리로 돌아갈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그동안 살아왔건만 막상 아들을 찾았지만 더 큰 고통과 또 다른 난관에 부딪힌다.

그 후 더 큰 시련인 아내가 죽고 아들과 고향으로 내려와 창고를 개조해 집으로 만들고 뒷산 폐광을 임대해 표고버섯 농사를 지으며 그럭저럭 살아간다.

아들이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된 어느 날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다.

이 년 후 같이 사라졌던 여자 아이가 찾아오는데...

마당에 있는 평상에 아직 젖도 떼지 못한 갓난아기를 두고 사라져버린다.

삶의 전부였던 아이를 잃어버리고, 오로지 그 아이를 찾기위해 삶의 전부를 바쳤지만 그 끝은 너무 허무하다.

하지만 그 끝의 이 이럴 듯 고통과 시련의 연속이란 걸 알았더라도 똑같이 내 삶의 전부를 내 아이를 찾는데 쏟을 것이다.

다시 내 손 안에 찾아 온 작은 생명...

이번만큼은 꼭 놓지 않으리...

<인생의 원점>은 어린시절 친구와의 불륜관계에 빠진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이다.

가정폭력의 피해자였던 여자는 주인공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그 손길을 거부한다.

결국 여자는 자살을 하고 주인공은 그 여자와의 관계에서 아무 일 없이 무사히 나온 자신을 뿌듯해 한다.

남의 불행 속에 들어가지 않으려는 그 불행을 보면서 난 안전하다고 안도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비난할 수 없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마지막으로 <신의 장난>은 네 명의 남녀가 갇힌 방 안에서 탈출하는 이야기이다.

출신 지역과 전공은 다르지만 취업이 절실한 네 명의 남녀가 회사 신입사원으로 그들의 지능, 임기응변 능력, 적응력과 친화력을 보고 평가하는 연수의 한 과정인 테스트를 치르기 위해 경기도 북부 어딘가에 오게 된다.

그 곳에서 방 탈출 게임이라는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데 숨겨진 힌트를 찾아 철문 안에 있는 방에서 빠져나와야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힌트를 찾기는 커녕 탈출할 수 없을 때 인터폰으로 연락을 하라했지만 그것도 먹통이다.

뭔가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각자의 탈출 방법을 동원하여 나가려 하지만 굳게 닫힌 철문은 열리지 않는다.

우연찮게 철문을 열고 나갔지만 또 다른 방에 갇히고 더더욱 전에 있던 방보다 더 어둡고 음산한 방에 갇히게 된다.

희망을갖고 들어온 방에서 네 명의 남녀는 좌절과 체념 속에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없을 수 있다는 것, 오늘이 제일 행복한 날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지금보다 더 나은 내일은 없지만, 내일이 되면 또 지난 어제가 행복했고, 또 하루가 지나면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한 시간이었기에 그들은 다시 각자의 방법으로 탈출을 위해 일어선다.

그들의 일상이 다시 시작된다.

"이제 우리는 알게 되었습니다. 완벽한 회복이 불가능한 일이 인생에는 엄존한다는 것, 그런 일을 겪은 이들에게는 남은 옵션이 없다는 것, 오직 '그 이후'를 견녀내는 일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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