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주는 레시피 / 공지영 에세이
내 예쁜 딸을 생각하며 읽어 내려갔다.
인생을 행복하게만 살다 간 사람은 없어. 다만 덜 행복하게 더 행복하게 살다 가는 사람이 있단다. 어떤 곳을 택할지는 네 몫이야. 그러니 눈을 크게 뜨고 이 순간을 깨어 있어라.
공지영 작가가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려고 애쓰는 딸 위녕에게 삶에 관해 전하는 솔직하고 응원이 담긴 책 <딸에게 주는 레시피>
너는 소중하니깐, 항상 자신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일을 멈추지 말라며, 그 중 하나가 스스로 좋은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자신의 몸을 돌보는 것이라 말한다. 딸의 그날 그날 컨디션에 맞춰 추천해주는 레시피는 5분에서 10분 안에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초간단 요리이다. 초간단 요리법에 엄마가 몸소 겪은 인생에 대한 이야기와 딸에게 진심어린 당부와 응원의 메시지가 함께 어울려져 있다.
자신이 초라해 보이는 날엔 시금치샐러드, 자존심이 깍이는 날에는 안심스테이크, 죽음을 위로해준 고마운 친구들과는 훈제연어, 세상이 개떡같이 보일 때 먹는 콩나물 해장국, 아픈 날에는 녹두죽과 애호박부침을 먹고, 속이 답답할 때는 오징엇국, 몸을 비우기 위해 먹는 된장차까지, 27가지 초간단 레시피를 알려주면서 음식을 만들고, 좋은 음식을 먹으면서 힘들고 지친 몸과 마음을 다시 일으키자고, 일으킬 수 있다고 다독거린다.
엄마가 딸을 위해 알려주는 요리법을 읽으면서, 갓 결혼해서 요리할 때 전화기를 붙잡고 엄마에게 물어봤던 기억이 떠오른다. 얼마큼 넣으면 돼? 간 보면서 조금씩 넣으면 돼. 조금씩이 얼마큼인데? 에구. 그냥 간만 맞으면 돼. 그 간이 안 맞다구.(ㅎㅎ) 새록새록 기억이 난다. 얼마나 걱정했을까? 좀 가르쳐서 보낼걸. 하고 후회도 하셨겠지. 하지만 결혼하면 계속 할 집안일 내 품에 있을때만이라도 안 했으면 하는 마음에 엄마 당신이 다 하신거겠지. 나도 엄마가 되었기에 엄마의 마음을 조금 아주 조금은 알 것 같다.
초간단 요리법에 딸에게 미안했던 일, 걱정되는 일, 고마웠던 일들을 담아 전하는 엄마의 마음이 우리네 엄마의 마음 같아 마음 한켠이 따뜻하고 짠해진다.
산다는 것도 그래. 걷는 것과 같아. 그냥 걸으면 돼. 그냥 지금 이 순간을 살면 돼. 그 순간을 가장 충실하게, 그 순간을 가장 의미 있게, 그 순간을 가장 어여쁘고 가장 선하고 재미있고 보람되게 만들면 돼.
사랑하는 딸, 꿀바나는 설거지도 쉽지? 뽀득뽀득 씻은 그릇을 제자리에 돌려놓고 오늘 밤은 책이라도 한 권 펴보자. 가을이 깊어간다. 엄마에게 얼마나 많은 날들이 남아 있을지. 네게 얼마나 많은 날들이 남아 있을지 우리는 사실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는 알 수 있지. 이 순간이 다시는 오지 않는다는 거. 이 순간을 우물우물 보내면 인생이 그렇게 허망하게 흘러갈 것이라는 거.
과거에 연연하고 후회하고, 다가올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으로 지금 이 순간을 허비하는 일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지금 이 순간을 온 힘을 다해 열심히 산다면 지나간 일의 후회와 미래에 대한 걱정은 접어두어도 된다. 다시 오지 않을 이 순간을 의미있게 보람되게 보내면 그 순간 순간들이 모여 내 멋진 인생이 된다.
<딸에게 주는 레시피>는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자기 자신을 아끼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한순간이 너의 생의 전부라는 걸 잊지말라는 진심어린 당부를 한다. 마지막으로 오늘도 좋은 하루를 맞이하자는 따뜻한 격려의 말로 끝을 맺는다.
작가가 아닌 엄마로서 딸에게 전하는 글이여서 더 공감을 하고 몰입해서 읽었다. 초간단 레시피는 정말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요리까지 잘 하시다니 세상은 불공평하다.ㅋ(사랑한다. 이 불공평하고 힘겨운 인생에서 그래도 우리가 이 불공평과 힘겨움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을 감사하며.)
기억에 남는 문장
엄마는 이 파스타를 아주 좋아해. 먹을수록 다른 어떤 파스타보다 맛이 있어. 그런데 실제로 이탈리아 가정에서도 제일 많이 먹는 파스타라고 이탈리아 유학에서 돌아온 후배가 귀띔해주는구나. 역시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질리지 않는 것 같아. 어쩌면 사람도, 어쩌면 관계도, 마지막으로 삶조차 단순한 것이 가장 좋을지 모르겠다 그냥 좋다든가, 그냥 아껴주고 싶다든다 하는 그런... p121
사람이 진정 자립을 한다는 것. 사람이 진정 어른이 되어 자기를 책임진다는 것은 간단하더라도 자기가 먹을 음식을 만든다는 것이 포함돼. 아주 중요한 요소지.
얼마 전 어떤 사회복지사를 만나 이야기하는데, 독거노인 중 남자 노인의 자살 충동에는 먹거리를 한 번도 책임져보지 못해 이제는 엄두 조차 낼 수 없는 절망도 상당히 중요한 요인이라고 하더라. 일리가 있었어. 그래서 그는 독거노인들에게 요리 강습을 해야 한다고. 밥하는 법부터 간단한 겉절이와 국 만드는 것까지 가르쳐야 한다고 하시더라구. p239
위녕, 그러나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하고 싶은 말은 실은 이거야. 네가 설사 너무 바빠 며칠을 라면만 먹고 산다 해도, 네가 너무 가난해져서 엄마도 떠난 먼 훗날에 신선한 요리를 하나도 해 먹을 수 없다 해도, 너는 소중하다고. 너 자신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일을 절대로 멈추어서는 안 돼. 앞에 놓인 음식이 무엇이든 그것을 감사하며 맛있게 먹고 웃어. 큰 경지에서 인생을 보고 너무 많은 것들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아라. 오늘 하루 먹은 음식이 별로 맛없었다 해서, 오능 고른 내 요리가 별로라고 해서 내 인생이 크게 잘못되어지지 않듯이 말이야. 그렇지 않니? p312~313
딸을 둔 모든 엄마가 내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딸에게 주는 레시피>
내 예쁜 딸을 생각하며 읽어 내려갔다.
인생을 행복하게만 살다 간 사람은 없어. 다만 덜 행복하게 더 행복하게 살다 가는 사람이 있단다. 어떤 곳을 택할지는 네 몫이야. 그러니 눈을 크게 뜨고 이 순간을 깨어 있어라.
공지영 작가가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려고 애쓰는 딸 위녕에게 삶에 관해 전하는 솔직하고 응원이 담긴 책 <딸에게 주는 레시피>
너는 소중하니깐, 항상 자신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일을 멈추지 말라며, 그 중 하나가 스스로 좋은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자신의 몸을 돌보는 것이라 말한다. 딸의 그날 그날 컨디션에 맞춰 추천해주는 레시피는 5분에서 10분 안에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초간단 요리이다. 초간단 요리법에 엄마가 몸소 겪은 인생에 대한 이야기와 딸에게 진심어린 당부와 응원의 메시지가 함께 어울려져 있다.
자신이 초라해 보이는 날엔 시금치샐러드, 자존심이 깍이는 날에는 안심스테이크, 죽음을 위로해준 고마운 친구들과는 훈제연어, 세상이 개떡같이 보일 때 먹는 콩나물 해장국, 아픈 날에는 녹두죽과 애호박부침을 먹고, 속이 답답할 때는 오징엇국, 몸을 비우기 위해 먹는 된장차까지, 27가지 초간단 레시피를 알려주면서 음식을 만들고, 좋은 음식을 먹으면서 힘들고 지친 몸과 마음을 다시 일으키자고, 일으킬 수 있다고 다독거린다.
엄마가 딸을 위해 알려주는 요리법을 읽으면서, 갓 결혼해서 요리할 때 전화기를 붙잡고 엄마에게 물어봤던 기억이 떠오른다. 얼마큼 넣으면 돼? 간 보면서 조금씩 넣으면 돼. 조금씩이 얼마큼인데? 에구. 그냥 간만 맞으면 돼. 그 간이 안 맞다구.(ㅎㅎ) 새록새록 기억이 난다. 얼마나 걱정했을까? 좀 가르쳐서 보낼걸. 하고 후회도 하셨겠지. 하지만 결혼하면 계속 할 집안일 내 품에 있을때만이라도 안 했으면 하는 마음에 엄마 당신이 다 하신거겠지. 나도 엄마가 되었기에 엄마의 마음을 조금 아주 조금은 알 것 같다.
초간단 요리법에 딸에게 미안했던 일, 걱정되는 일, 고마웠던 일들을 담아 전하는 엄마의 마음이 우리네 엄마의 마음 같아 마음 한켠이 따뜻하고 짠해진다.
산다는 것도 그래. 걷는 것과 같아. 그냥 걸으면 돼. 그냥 지금 이 순간을 살면 돼. 그 순간을 가장 충실하게, 그 순간을 가장 의미 있게, 그 순간을 가장 어여쁘고 가장 선하고 재미있고 보람되게 만들면 돼.
사랑하는 딸, 꿀바나는 설거지도 쉽지? 뽀득뽀득 씻은 그릇을 제자리에 돌려놓고 오늘 밤은 책이라도 한 권 펴보자. 가을이 깊어간다. 엄마에게 얼마나 많은 날들이 남아 있을지. 네게 얼마나 많은 날들이 남아 있을지 우리는 사실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는 알 수 있지. 이 순간이 다시는 오지 않는다는 거. 이 순간을 우물우물 보내면 인생이 그렇게 허망하게 흘러갈 것이라는 거.
과거에 연연하고 후회하고, 다가올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으로 지금 이 순간을 허비하는 일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지금 이 순간을 온 힘을 다해 열심히 산다면 지나간 일의 후회와 미래에 대한 걱정은 접어두어도 된다. 다시 오지 않을 이 순간을 의미있게 보람되게 보내면 그 순간 순간들이 모여 내 멋진 인생이 된다.
<딸에게 주는 레시피>는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자기 자신을 아끼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한순간이 너의 생의 전부라는 걸 잊지말라는 진심어린 당부를 한다. 마지막으로 오늘도 좋은 하루를 맞이하자는 따뜻한 격려의 말로 끝을 맺는다.
작가가 아닌 엄마로서 딸에게 전하는 글이여서 더 공감을 하고 몰입해서 읽었다. 초간단 레시피는 정말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요리까지 잘 하시다니 세상은 불공평하다.ㅋ(사랑한다. 이 불공평하고 힘겨운 인생에서 그래도 우리가 이 불공평과 힘겨움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을 감사하며.)
기억에 남는 문장
엄마는 이 파스타를 아주 좋아해. 먹을수록 다른 어떤 파스타보다 맛이 있어. 그런데 실제로 이탈리아 가정에서도 제일 많이 먹는 파스타라고 이탈리아 유학에서 돌아온 후배가 귀띔해주는구나. 역시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질리지 않는 것 같아. 어쩌면 사람도, 어쩌면 관계도, 마지막으로 삶조차 단순한 것이 가장 좋을지 모르겠다 그냥 좋다든가, 그냥 아껴주고 싶다든다 하는 그런... p121
사람이 진정 자립을 한다는 것. 사람이 진정 어른이 되어 자기를 책임진다는 것은 간단하더라도 자기가 먹을 음식을 만든다는 것이 포함돼. 아주 중요한 요소지.
얼마 전 어떤 사회복지사를 만나 이야기하는데, 독거노인 중 남자 노인의 자살 충동에는 먹거리를 한 번도 책임져보지 못해 이제는 엄두 조차 낼 수 없는 절망도 상당히 중요한 요인이라고 하더라. 일리가 있었어. 그래서 그는 독거노인들에게 요리 강습을 해야 한다고. 밥하는 법부터 간단한 겉절이와 국 만드는 것까지 가르쳐야 한다고 하시더라구. p239
위녕, 그러나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하고 싶은 말은 실은 이거야. 네가 설사 너무 바빠 며칠을 라면만 먹고 산다 해도, 네가 너무 가난해져서 엄마도 떠난 먼 훗날에 신선한 요리를 하나도 해 먹을 수 없다 해도, 너는 소중하다고. 너 자신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일을 절대로 멈추어서는 안 돼. 앞에 놓인 음식이 무엇이든 그것을 감사하며 맛있게 먹고 웃어. 큰 경지에서 인생을 보고 너무 많은 것들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아라. 오늘 하루 먹은 음식이 별로 맛없었다 해서, 오능 고른 내 요리가 별로라고 해서 내 인생이 크게 잘못되어지지 않듯이 말이야. 그렇지 않니? p31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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