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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식탁위의 세계사

category 추천도서 2019.08.22 10:02
식탁위의 세계사 / 이영숙

초등학생 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 빌린 책이다. 좀 관심을 갖고 읽었으면 하는 엄마의 마음도 몰라주고, 아들은 관심이 없다. 이왕 빌린 것 나라도 읽자는 마음으로 읽어 내려갔다. 한마디로 굿이다. 저자가 말했듯 나도 학교 다닐때 세계사는 어렵고 재미없고 싫었다. 정말 시험을 봐야하니 어쩔 수 없이 벼락치기로 공부를 해서 시험을 치고, 돌아서면 기억에 남는 게 없다. 그 때 이런 책이 있었으면...그런데 그 당시 이런 책이 있었더라도 안 읽었을 것 같기도 하다. 지금 내 아들처럼.(ㅋ) 아무튼 지루할 틈 없이 세계사의 중대한 사건과 인물들에 대해서 알 수 있다. 엄마가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일반적인 교양서와 달리 쉽게 읽혀진다.

식구들의 식탁을 챙기는 주부이자 엄마여서일까요? 저는 매일 마주하는 식탁 위의 음식과 재료들에도 온 세계가 들어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식탁에 오르는 재료들과 관련된 역사, 그 음식들이 환기하는 사건과 인물들만 짚어 보아도 정말 다채롭고 풍성하다는 것을 느껴요. 이 책에 담긴 이야기 중에는 실제로 제가 아이들과 밥 먹으면서 나눴던 이야기도 많답니다. 친근한 열 가지의 먹을거리를 연결 고리로 삼았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이야기를 음미해 주세요.   

'들어가며'에 저자가 말했듯 <식탁위의 세계사>는 우리 식탁위에 자주 오르는 열 가지 음식과 관련된 역사의 중대한 사건과 역사 속 인물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이들이 읽으면 아주 좋을 지식 교양서이다. 아들한테 다시 한번 권해봐야겠다. 우리도 밥을 먹으면서 세계 역사에 대하여 논할 날이 오기를 바라면서 말이다.(ㅎㅎ)

감자/소금/후추/돼지고기/빵/닭고기/옥수수/바나나/포도/차

남아메리카의 적도 부근에서 재배하던 감자가 1845년 아일랜드에 대기근을 일으키고, 영국의 소금법에 저항한 간디의 소금행진, 커피, 담배, 홍차, 초콜릿, 고추, 설탕이 없던 시절에 후추라는 아주 귀한 향신료를 손에 넣기 위해 콜럼버스는 인도를 찾아나서고, 돼지고기 편에서는 중국 대륙을 통일한 마오쩌둥이 중요한 일정이 있기 전날에 먹는 홍샤러우라는 요리와 중국 인민 공화국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인 대장정과 문화대혁명까지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리가 즐겨먹는 에서는 18세기의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빵에 대한 유명한 일화가 소개되는데 "빵이 없다고요? 아니,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잖아요?" 했던 얘기인데 사실은 이 말은 루이 14세의 부인 마리테레즈가 한 말이었다. 안 그래도 미움을 받고 있던 마리 앙투아네트였는데 이런 오해와 다른 여러가지 오해로 인한 미움으로 결국 마리 앙투아네트는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다. 그리고 바게트와 크루아상에 담긴 역사적 사건도 매우 흥미롭다. 모든 백성들에게 일요일에 닭고기를 먹게 하겠다는 앙리 4세는 '선량왕 앙리'라는 별명을 얻고, 소련의 가난한 자들을 배불리 먹일 생각에 옥수수를 들고 환하게 웃는 흐루쇼프의 모습에 마음이 때뜻해진다.

바나나 편에서는 충격 그 자체다. 다국적 기업에 의해 대량 생산되는 바나나는 살충제와 같은 화학물질을 엄청 뿌린다고 한다.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이에 바나나와 관련된 일을 하는 노동자들은 매일 화학물질에 노출되어 갖가지 병을 앓는다. 하지만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열악한 환경을 토로했다가 일터에서 쫓겨날 수 있기에 참고 일할 수 밖에 없다. 달콤하고 출출할 때 하나 먹으면 든든하던 바나나에 이런 무서운 비밀이 있었다니, 이제 바나나가 반갑지 않을 것 같다.

포도에서는 '자유 무역 협정(FTA)'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고, 편에서는 중국과 '무역 전쟁'을 일으킨 영국, 중국에서는 무역 전쟁이 아닌  '아편 전쟁'이라 불리는 이유를 알 수 있고, 태평천국 운동까지 종횡무진 세계사를 만날 수 있다.

재미있게 동서양의 역사를 알 수 있었던 아주 유익한 책이다. 세상의 뒷이야기를 알게 되어서 더욱 재미있었다. 세계사를 어려워하거나 흥미를 잃어버린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세계사에 관심이 있고, 재미있어하는 아이들에게는 두 말 할 것도 없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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