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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글의 품격

category 추천도서 2019. 6. 17. 10:16
글의 품격 / 이기주

<말의 품격>에 이어 <글의 품격> 신작이 리빙코랄이라는 강렬한 색깔로 나왔다. 이기주 작가의 책은 문장이 간결하고 따뜻해서 좋다. 쉽게 읽히면서 여운을 남기는 책이다.

삶은 곧 하나의 문장이다
삶에서 글이 태어나고 글은 삶을 어루만진다.

이 책은 마음, 처음, 도장, 관찰, 기억, 존중, 욕심 등 21개의 키워드를 통해 글과 인생과 품격에 대한 생각들은 풀어낸다.

요즘 넘치고 넘치는 것 중 하나가 '글'이다. 서점에 가면 수많은 책들이 있고, 인터넷 공간 속에서는 댓글, 리뷰, 관계망 등등 자신들의 의견이나 생각들을 아무 꺼림김없이 쏟아내고 있다. 서문에서 저자는 말에 언품이 있듯 글에는 문격이 있다고 한다. 격은 혼자서 인위적으로 쌓을 수 있는게 아니라 삶의 흐름과 관계 속에서 자연스레 다듬어지는 것이다. 품격 있는 문장은 제 깊이와 크기를 함부로 뽐내지 않고 그저 흐르는 세월에 실려 글을 읽는 사람의 삶 속으로 퍼져나가거나 돌고 돌아 글을 쓴 사람의 삶으로 다시 배어들면서 스스로 깊어지고 또 넓어진다고 한다.

글은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담는 그릇이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과 마음을 다듬고 다듬어 만들어낸 그릇이 읽는 사람에게도 글을 쓴 자신에게도 오래도록 남고 기억되지 않을까.

깊이 있는 문장은 그윽한 문향을 풍긴다  그 향기는 쉬이 흩어지지 않는다. 책을 덮는 순간 눈앞의 활자는 사라지지만, 은은한 문장의 향기는 독자의 머리와 가슴으로 스며들어 그곳에서 나름의 생을 이어간다. 지친 어깨를 토닥이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꽃으로 피어난다.

어디서나 쉽게 글을 쓰고 지울 수 있는 인터넷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이 아무 생각없이 쓴 한 문장이 한 사람의 인생에 지울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줄 수도 있고, 나아가 삶을 저버릴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까지 이르게 할 수도 있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선플보다 악플이 네 배가량 많이 달린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에게만 있는 고질병 '화병'이 원인이라고 하는데, 쌓기만 하고 내뿜지 못해 생기는 화병, 그 화병의 하나 분노를 마음 속에 재워두고 재워두다가 한계에 이르러 배출을 해야하는데 그 배출구로 악플이 제일이라는 것이다. 글을 쓰고 누군가는 내 글을 읽기 바란다면 최소한의 예의를 저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말수가 적음을 뜻하는 한자 '눌'은 말하는 사람의 안에서 말이 머뭇거리는 것을 가리키는데, 이는 신중하게 말하는 자세를 뜻하기도 한다.
글쓰기에서도 때론 머뭇거림이 필요하다. 쓰고 싶은 욕망을 억눌러 문장에 제동을 걸 줄도 알아야 한다.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달필의 능력이 아닌 눌필의 품격이 아닐까?

가끔씩 책을 읽고 리뷰를 남기고 있는 나에게 한번 나를 돌아보게 한 책이다. 서툰 내 글로 인해 읽는 이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는 않았는지, 철자는 바르게 썼는지, 내용이 모호하진 않았는지 등등...

지금부터 더 생각하고 더 머뭇거리며 더 다듬어서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한번 찬찬히 <글의 품격>을 읽어봐야겠다. 일러두기에 적힌 당부에 맞게...

일러두기
한 권의 책은 수십만 개의 활자로 이루어진 숲인지도 모릅니다. <글의 품격>이라는 숲을 단숨에 내달리기보다, 이른 아침에 고즈넉한 공원을 산책하듯이 찬찬히 거닐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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